작년 매출 84조2804억, 영업익 3조5485억'출범 10년' 전장 부문, 주력 사업 반열 등극 B2B 등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 노력도 '주효'
8일 LG전자는 2023년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84조2804억원과 영업이익 3조5485억원을 기록(잠정)했다고 밝혔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1.0% 늘고, 영업익은 0.1% 줄었다.
또 작년 4분기 매출은 23조1567억원, 영업익은 312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 5.9%와 350.9% 증가한 수치다.
다만 시장에선 LG전자의 이번 실적을 놓고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앞선다. 4분기 실적만 놓고 봤을 때 증권가에서 컨센서스(영업익 6395억원) 대비 절반 정도의 성과를 내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여기엔 생활가전과 TV의 수요가 줄어든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연말을 맞아 마케팅 비용도 늘면서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와 생활가전 담당 H&A사업본부의 부담도 가중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LG이노텍을 뺀 별도 실적 기준으로도 LG전자가 영업손실을 냈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다만 고무적인 부분은 매출이 성장 흐름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LG전자는 2021년 73조908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70조원 고지를 넘어섰고, 2022년 83조4673억원, 지난해 84조2804억원에 이르기까지 3년 연속 매출 실적을 갈아치웠다. 이 기간 매출의 연평균성장률(CAGR)은 13%을 웃돈다.
LG전자 관계자는 "경기둔화로 수요회복이 지연되고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에도 과거 '펜트업(Pent-up, 위축된 경제활동이 해소됨)' 수요 당시의 버금가는 실적을 올렸다"고 자평했다.
성장에 힘을 보탠 사업은 단연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부문이다. 2013년 출범한 LG전자 VS사업본부는 구광모 그룹 회장 주도로 외형을 확대해왔다. 자동차 헤드램프 기업 ZKW를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그 결과 2022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올해 출범 10년 만에 연매출 10조원을 넘기며 주력사업 반열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생산사업장의 평균 가동률을 10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등 성장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부터는 외형 성장에 더불어 모빌리티 트렌드인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역량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가전과 IT서 쌓아 온 차별화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 내 경험을 고도화하고, 전기차부품과 램프를 포함한 전 사업의 효율화와 시너지를 가속화하기로 했다.
4분기엔 부진했지만, 연간으로 보면 생활가전 사업도 선방했다. 수요 양극화에 대응해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높이면서도 냉난방공조·부품·빌트인 등 B2B 거래를 확대함으로써 30조원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회사 측은 진단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제품·제조경쟁력으로 대표되는 기본역량을 강화하고 미래준비를 위해 D2C(소비자직접판매)와 구독 등 사업방식 변화에 속도를 높인다. 동시에 가전 OS(운영체제) 탑재를 확대해 가사해방(Zero Labor Home)의 가치를 투영한 스마트홈 솔루션에도 힘을 줄 방침이다.
TV 사업의 경우 유럽 등 주력시장 수요감소에 매출이 줄어드는 와중에도 웹OS 콘텐츠·서비스 사업이 유의미한 성장을 이어간 것으로 회사 측은 봤다. 이에 TV뿐 아니라 스마트모니터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으로 웹OS 생태계를 확장하고 최상위 라인업 올레드, 고색재현 LCD인 QNED 라인업의 듀얼트랙 전략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이끈다는 복안이다.
이밖에 LG전자는 비즈니스솔루션 사업은 사이니지, 전기차 충전, 로봇 등 조기 주력사업화에 신경을 쓰고 있다. 전사 B2B 사업을 리딩하는 조직으로서 단일 제품을 공급하는 형태에서 인접한 솔루션을 통합 공급하는 사업으로의 전환도 가속화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연말엔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가전업계는 4분기에 영업이익 측면서 유의미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경기가 위축된 가운데도 시장 변곡점을 시장 변곡점을 조기에 포착하고 B2B 사업 고성장을 유도함으로써 매출을 끌어올렸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제품 중심 사업구조를 콘텐츠·서비스 등으로 다변화한 사업모델 혁신도 수익성 확보에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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