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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지주사 지분 매입 재개···승계 불씨 살린 'GS 장손' 허준홍

산업 재계

지주사 지분 매입 재개···승계 불씨 살린 'GS 장손' 허준홍

등록 2024.01.12 07:30

수정 2024.01.12 07:37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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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홍·허정윤 남매, 'GS 지분' 확보 잰걸음 삼양통상으로 물러나며 승계 경쟁 이탈했지만공격적인 행보로 'GS家 장자' 존재감 재부각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이 올 들어 GS 지주회사 주식 7만6000주를 사들였다. 그래픽=홍연택 기자허준홍 삼양통상 사장이 올 들어 GS 지주회사 주식 7만6000주를 사들였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GS가(家) 장손'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이 그룹 지주회사 지분 매입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포스트 허태수' 자리를 둘러싼 오너가 4세의 물밑 경쟁이 본격화 한 가운데 잠시 후선으로 물러나 있던 그가 불씨를 살리고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허준홍 사장은 지난 2일부터 5영업일에 걸쳐 GS 보통주 7만6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로써 그는 GS 보유 주식을 306만8327주(지분율 3.24%)로 늘렸다.

허준홍 사장이 GS 지주사 지분을 매입한 것은 7개월여 만이다. 그는 지난해 4월28일부터 4영업일간 12만7000주를 사들인 바 있다.

대기업 총수 일가가 회사 주식을 사고파는 게 특별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허준홍 사장의 이번 거래가 유독 시선을 모으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바로 그의 가족이 함께 움직였다는 점이다.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장녀 허정윤 씨는 작년 12월초 7만7000여 주를 매입한 데 이어 지난 2일에도 3만4200주를 추가 매수했다. 현재 그가 들고 있는 GS 주식은 43만8718주(0.46%)에 이른다.

이에 따라 허준홍 사장은 ▲허용수 GS에너지 사장(5.16%) ▲허창수 GS 명예회장(4.66%)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지주사 주식을 보유한 것은 물론, 아버지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1.92%)과 누나 허정윤(0.46%) 씨 등 최소 2%의 우호지분을 확보한 셈이 됐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선 허준홍 사장이 차기 회장 자리를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장차 그룹 총수 자리를 사이에 둔 '오너가 4세'의 표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가족과 함께 수십억원을 들여 지분 매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허준홍 사장은 고(故) 허만정 GS 창업주와 고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 허남각 회장의 장자 계보를 잇는 'GS가 장손'이지만, 그간 승계 구도에서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핵심 계열사 GS칼텍스 부사장으로 재직하다가 돌연 아버지의 회사로 돌아갔을 뿐 아니라, 2022년 9월부터 12월 사이 허남각 회장과 삼양통상이 총 35만주의 GS 주식을 순차적으로 처분한 게 그 원인이다.

게다가 허준홍 사장은 사촌간의 경쟁에서도 줄곧 열세를 보였다. 수소·전기차 충전 사업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도모하는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이나 인공지능(AI)으로 눈을 돌린 허윤홍 GS건설 사장과 달리 허준홍 사장은 그룹에 미래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탓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뤄진 잇딴 지분 거래를 통해 허준홍 사장도 재계 전반에 GS 후계자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물론 GS가 장자승계 원칙을 따르는 기업은 아니다. 허만정 창업주부터 허준구·허창수 그리고 허태수 현 회장으로 이어지는 흐름에서 보이듯 명확한 기준이 있지는 않으며, 가족간 합의를 바탕으로 총수를 추대하는 가풍을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 마찬가지로 허태수 회장의 후계자를 정할 때도 가족으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얻은 인물이 자연스럽게 승기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과정에선 각 구성원이 보유한 지주사 주식수도 무시할 수 없는 기준이 될 것이란 게 재계의 전반적인 시선이다. 현재 '4세' 중에선 허서홍 GS 부사장이 2.11%, 허철홍 GS엠비즈 대표가 1.34%, 허태홍 GS퓨처스 대표가 2.11%의 지분을 들고 있다.

GS 관계자는 "총수 일가의 주식 매매와 관련해선 자세한 배경을 알 수 없다"면서 "수시로 주식을 사고파는 과거의 추이를 돌아봤을 때 이번 거래도 특별한 사안으로 보긴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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