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행의 해' 선포···강력한 신성장동력 육성 추진현금창출능력 저하에도 향후 2~3년간 연 4조원 투자 예고'1조원' 회사채 발행···늘어난 차입금 부담에 재무건전성 흔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5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3조4450억원이 넘는 자금을 모으며 기록적인 흥행을 이뤄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당초 계획보다 회사채를 2배로 증액해 발행할 계획이다.
LG화학은 거의 매년 1조 안팎의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이 시장에서의 대어(大魚)로 꼽힌다.
최근 5년간(2019년~2023년) ▲2019년 1조원 ▲2020년 9000억원 ▲2021년 1조2000억원 ▲2023년 8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교환사채(EB) 발행으로 해외 자금시장에서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를 조달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의 EB 발행액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최근 매해마다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서 LG화학은 전지소재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글로벌 신약 등 3대 신성장동력을 중심으로 2025년까지 총 10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 관계자는 "AA+의 우량한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최근 지속적인 고금리 상황에서도 친환경소재, 전지소재, 글로벌 신약 등 3대 신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원활한 자금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본업인 석유화학 분야의 부진으로 현금창출능력이 저하되면서 투자에 쓸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신성장동력인 배터리 소재 업황마저 주저앉으면서 수익성이 저하된 상태다.
LG화학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2조52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1% 감소했다. 석유화학 부문은 영업손실 143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첨단 소재 부문은 585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전기차 시장 악화로 수익성이 전년 대비 36% 하락했다.
그러는 사이 회사채 조달폭이 늘어나면서 LG화학의 재무구조는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3분기 기준 LG화학의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19년 2조547억원 ▲2020년 3조5390억원 ▲2021년 4조2790억원 ▲2022년 4조9118억원 ▲2023년 8조8809억원이다.
현금 곳간은 줄어든 반면 순차입금은 2022년 말 7조175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12조7522억원으로 큰 폭 불었다. 현금창출력의 공백을 차입금으로 메우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에 따른 이자비용이 2022년 3031억원에서 올해 7528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한다.
LG화학은 올해도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경기 및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향후 2~3년 동안 매년 4조원 안팎의 자금을 신사업 부문에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차동석 LG화학 CFO(최고재무책임자) 사장은 "올해는 북미 양극재 건설이 본격적으로 착수됨에 따라 지난해보다는 다소 증가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향후 2~3년 동안은 3대 신성장 사업에 관련된 투자가 좀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 현금흐름은 2조~3조원 수준은 돼야 하는데 현금 창출능력이 다소 저하돼 대부분 차입으로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LG화학은 차입 부담을 낮추기 위해 사업 구조조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IT필름 사업을 정리한 데 이어 올해 여수 제2 나프타분해시설(NCC) 매각 추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이진호 미래에셋 연구원은 "연 2~3조원의 현금이 지출되는 상황에서의 모두 차입금으로 마련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포트폴리오 조정, 자산효율화 등을 통해 얼마나 원활하게 필요한 만큼의 투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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