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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자발적 노력에 혜택"···주주환원 나서는 기업들

증권 증권일반 주주환원을 말하다

"자발적 노력에 혜택"···주주환원 나서는 기업들

등록 2024.03.01 08:01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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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자사주 소각·감자 공시 기업 39곳···전년比 두배↑SK이노·HD현대건설기계·에스엠···창사 이래 첫 자사주 소각

 "자발적 노력에 혜택"···주주환원 나서는 기업들 기사의 사진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가운데, 일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주주환원 강화에 나서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27일까지 자기주식 소각 결정 및 감자 결정(자사주 소각의 사유) 공시한 기업들의 수는 39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8개사)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함께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1차 세미나'를 열고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및 상장지수펀드(ETF) 연내 출시, 기관투자자의 투자판단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등 구체적인 윤곽을 밝혔다.

금융위는 오는 5월 2차 세미나를 열고 6월 중 세제 혜택 등이 포함된 최종 가이드라인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기업들은 앞서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추진 방향이 제시되자 배당·자사주 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들의 압박이 거세지는 점도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삼성물산은 지난달 14일 1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회사는 보통주 188만8889주와 우선주 15만9835주를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소각 결정된 보통주와 우선주는 시가 기준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감자 기준일은 오는 4월 19일, 변경상장 예정일은 5월 10일이다.

삼성전자도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발생하는 잉여 현금 흐름의 50%를 환원하고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도 주주환원에 나섰다. 현대차는 전체 지분의 약 4%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매년 1%씩 3년간 소각하고, 기아는 오는 3월 중순까지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한다.

환원에 나서는 기업 중 금융과 증권주의 파격적인 주주환원도 돋보였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51%로, 금융 업종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64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소각했으며, 4483억원(주당 2360원)의 배당을 결정하면서 주주환원액이 1조원을 크게 웃돌았다.

최근에는 미래에셋증권도 통큰 환원에 동참했다. 회사는 해마다 최소 보통주 1500만주, 2우선주 100만주 이상을 소각한다고 밝혔다. 보통주 1000만주(822억) 소각을 비롯해 약 898억원 규모의 배당금 지급도 결정했다. 이는 총 1720억원 수준으로 주주환원 성향은 조정 당기순이익(연결기준 지배주주 기준)대비 약 52.6%다.

처음으로 자사주 소각에 나선 기업도 있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일 열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회계연도에서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 자사주를 전량 소각한다고 발표했다. 소각 물량은 자사주 총 491만9974주로, 장부가 기준 7936억원 규모다. 이는 기존의 배당성향 30% 이상으로 주주환원율은 319%에 달하는 수준이다.

HD현대건설기계도 역시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소각에 나섰다. 회사는 보유 중인 자사주 약 85만주와 약 303억원 규모의 자사주 59만주를 추가 매입해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이는 144만6000여주로 발행주식의 약 7.3%에 해당한다. 이밖에 엔터기업인 에스엠도 처음으로 자사주 24만1379주(149억)를 소각하고 약 281억원 규모의 배당을 결정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주주총회 시즌은 역대급 주주환원을 검토할 예정으로 주주가치 높은 종목군들이 우선적으로 주목을 받을 전망"이라며 "또 3월은 분기 배당 기준일이 예정돼있는 만큼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주 비중을 서둘러 줄이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노 연구원은 "기업들도 정부 정책에 발맞춰 이미 변화를 시작했다"며 "대기업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중장기 주주환원율 목표와 방법론을 제시했고 주가도 화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단계적 확대와 기업, 자본시장의 노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연결된다"며 "올해 계획된 이벤트를 고려했을 때 비중 축소보다 중장기적 관심이 유효하다"고 내다봤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은행·보험·증권주 등 상승폭이 큰만큼 실망 매물 출회는 불가피해 보인다"며 "이번 밸류업 관련주 조정은 '파는 조정'이 아니라 '사는 조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주 소각시 법인세 감면하는 방안과 상법 개정 등의 논의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단기 차익실현에도 불구하고 밸류 로테이션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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