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테니스장 관련 의혹에 저우궈단 전 대표 사임M&A 시장 '잠재매물'···기업가치 끌어올리기 방점노조와 잦은 마찰···조직 추스르기·신뢰 회복 주력
4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달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문구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이 대표는 1965년생으로 한양대학교 교육공학을 졸업했다. 동양생명에는 1992년 12월에 입사해 사업단장, 제휴전략팀장을 거쳐 CPC부문장, 영업부문장, FC본부장을 지냈다.
앞서 저우궈단 전 대표의 임기는 오는 2025년 2월이었으나, 지난해 12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했다. 저우궈단 대표의 사임 배경으로는 장충테니스장 운영권과 관련한 배임 의혹이 꼽힌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저우궈단 대표 재임 당시 동양생명은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을 인수할 때 시세보다 비싸게 주고도 객관적 내부 검토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규정상 낙찰자인 필드홀딩스는 제3자인 동양생명에게 운영권을 넘길 수 없음에도, 동양생명이 내부적으로 장충테니스장의 시설 운영을 기획·지시하는 등 실질적인 운영권자 역할을 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런 논란에 동양생명 노조는 저우궈단 전 대표의 사퇴를 압박했고, 결국 의혹이 불거진 지 두 달이 채 안 돼 사퇴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동양생명은 발 빠르게 이문구 CMO를 후임 인선으로 발표했다. 당시 동양생명은 "이 내정자는 CMO, 영업부문장, GA영업본부장, FC본부장 등을 역임한 보험업 경영전문가이자 다양한 업무에 대한 전문성, 노하우, 리더쉽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며 "급변하는 금융보험시장에서 회사의 건전 경영 및 지속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다잡고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이 대표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에게는 현재 동양생명이 M&A 시장에서 잠재매물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외형 성장과 내실 다지기 무엇하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동양생명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적용한 지난해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04.8% 증가한 2957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 대표는 '영업통(通)'으로 꼽히는 만큼 상품 개발을 위한 시스템과 인력을 최우선으로 구축해 영업 경쟁력 극대화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보장성보험 확대 전략을 지속해서 펼쳐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동양생명은 지난해 건강 및 종신 등 보장성 상품 판매 확대로 보장성 연납화보험료(APE)는 전년 대비 79.4% 늘어난 6301억원을 기록했으며 이에 힘입어 지난해 총 보험계약마진(CSM) 역시 전년 대비 34.6% 증가한 7602억원을 기록했다. 신지급여력비율(K-ICS, 킥스)도 전년보다 39.8%포인트나 개선된 192.9%로 집계됐다.
또 이 대표는 이날 취임식에서 조직 내 소통과 상호존중을 통해 긍정적인 기업문화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저우궈단 전 대표는 장충테니스장 배임 이외 영업지점 통폐합과 정규직 지점장의 사업가형 지점장 제도 도입 문제 등으로도 노조와 마찰을 겪기도 했다.
이 대표는 "규모의 성장을 통해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인 안정적이고 튼튼한 수익구조를 구축햐 수익 극대화를 통해 동양생명을 초우량 보험사로 성장시켜야 한다"면서 "임직원 한 명 한 명과 직접 소통하며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회사와 조직을 위한 건의사항이나 의견이라면 그 어떤 작은 목소리라도 부지런하고 겸손하게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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