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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유통 '애주가'들의 엇갈린 주류 전략

유통·바이오 식음료

유통 '애주가'들의 엇갈린 주류 전략

등록 2024.03.08 17:11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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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연내 위스키 증류소 착공···신사업 확대 박차신세계, '와인앤모어' 중심 사업 다각화···선택과 집중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롯데그룹이 K-위스키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가운데 신세계그룹은 전략적 후퇴를 선택했다. 롯데는 연내 위스키 증류소 착공을 목표로 신사업 확대에 나서면서다. 반면 신세계는 국산 위스키 제조 사업을 중단하고 기존의 와인 사업에 집중하기로 전략을 변경했다.

K-위스키 키우는 롯데, 주류 신사업 '속도'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연내 제주 서귀포시에 위스키 증류소를 착공하고 내년 상반기 완공해 오는 2026년 국산 위스키 시험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위스키 증류기 설비제조업체인 포시스와 설비 계약도 마친 상태다.

롯데칠성은 현재 위스키 증류소 설립을 위한 부지를 물색 중이다. 당초 검토했던 제주 감귤공장 부지는 인허가 및 세부 설계 단계에서 시간이 지체돼 착공이 연기됐다. 이에 롯데칠성은 감귤공장 대신 서귀포 시에 새로운 부지를 찾고 있다.

롯데칠성은 위스키 신사업을 통해 주류사업 다각화로 부진한 맥주 사업을 보완하고 종합 주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3월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로 3년 만에 복귀한 만큼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신사업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매출 3조 클럽 반열에 올랐지만 주류 부문은 음료 부문에 비해 규모가 작고 실적도 부진하다. 주류사업 부분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 감소한 33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은 3.8% 오른 8039억원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다.

롯데칠성은 지난 2021년부터 신동빈 회장의 지시 하에 제주 신사업팀 조직을 신설하고 위스키 사업을 추진 중이다. 롯데칠성은 스코틀랜드 위스키 브랜드 '스카치블루'의 디자인을 리뉴얼하고 포트폴리오를 재정비 하는 등 위스키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칠성이 제주 증류소를 완공하면 국내 대기업 중 유일하게 국산 위스키 생산 시설을 갖추게 된다. 규모 역시 국내 위스키 증류소 중에서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발목 잡힌 신세계, 와인 집중 사업 다각화



반면 신세계그룹은 올해 성과가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기존의 와인 사업에 힘을 싣는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올해 수익성 중심의 경영 전략을 강조한 만큼 신사업보다는 기존의 사업에 집중해 수익 구조를 안정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신세계엘앤비는 지난해 말 위스키 전담조직 'W비즈니스'를 해체하고 국산 위스키 제조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기조의 위스키 수입 판매 사업은 유지한다. 최근에는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지 못한 자체 발포주 브랜드 '레츠(Let's)'도 출시 2년 만에 단종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신세계엘앤비는 와인 전문매장인 '와인앤모어'를 주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해 와인 사업을 강화한다는 포부다. 와인앤모어는 향후 신세계엘앤비의 주류 관련 제품을 포괄하는 상위 브랜드로 키우고, 와인과 관련한 일상 콘텐츠 사업 등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엘앤비가 전략을 변경한 건 실적과 연관이 깊다. 신세계엘앤비의 매출은 와인이 80% 이상을 차지하는데, 코로나 이후 급성장했던 와인 시장의 열기가 식으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신세계엘앤비는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10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이에 신세계엘앤비는 지난해 말 송현석 대표를 선임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한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송 대표는 신세계푸드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데, 노브랜드버거 가맹점 확대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대안식품 신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와인앤모어는 향후 주류를 구매하는 단순 소매점이 아닌 신세계엘앤비 주류 사업 전체를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될 전망이다. 와인을 원료로 한 화장품이나 식품 등을 판매하고 차별화 매장을 선보이는 등 와인 중심의 사업 다각화를 진행한다.

신세계엘앤비 관계자는 "와인을 중심으로 주류 사업을 다각화하는 개념"이라며 "와인에 국한된 브랜드가 아니라 와인과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 등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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