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홍콩 ELS 가입자들 국민은행 앞에서 집회 개최농협은행에 이어 항의성 뱅크런···우체국으로 이체시중은행 7곳 모두 자율배상 결정···내달 배상 협의
29일 홍콩 ELS 피해자 모임은 이날 12시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신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손실 100% 배상을 요구했다. 굳은 날씨였으나 집회 참가자들이 대거 몰렸으며 12시 시작이었던 집회는 탄원서 서명에만 40분이 걸려 12시 40분경 행사가 시작됐다.
특히 이날 집회는 국민은행의 자율배상 결정 이후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국민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ELS 판매 규모가 가장 큰 곳이다. 은행별 홍콩 ELS 판매 규모는 ▲국민은행(8조1972억원) ▲신한은행(2조3701억원) ▲농협은행(2조1310억원) ▲하나은행(2조1183억원) ▲SC제일은행(1조2427억원) ▲우리은행(413억원) 등이다.
KB국민은행은 이날 자율배상을 결정하며 "투자자들의 불확실성 해소 및 신뢰 회복을 위해 만기 손실이 확정 또는 현재 손실 구간에 진입한 투자자를 대상으로 신속히 보호조치를 실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단 ELS 가입자들은 국민은행의 자율배상 결정에도 "전체 ELS 판매 규모 가운데 절반 이상을 팔아치운 국민은행을 규탄한다"면서 "고작 2% 이자를 더 받기 위해 ELS에 가입했는데 낭떨어지가 있는 상품이었다. 팔 때는 제대로 된 설명이 없었는데 지금은 투자자 책임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길성주 홍콩 ELS 피해자 모임 위원장은 "작년 12월 1차 집회를 시작으로 정부와 여야 의원들에게 간절히 현 사태에 대해 성토를 외쳤으나 은행들은 자신들의 범죄를 인정하지 않고, 금융당국도 피해자를 외면하는 배상안을 발표했다"면서 "그들에게 철저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정숙 개혁신당 의원도 이날 집회에 참석해 금융당국에서 발표한 배상안 기준이 피해자들의 피해를 보상하기에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한 손실 100%를 배상 기본비율로 책정하고 피해 입증도 은행이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양 의원은 "손실의 100%를 배상 기본비율로 책정하고 그 이후에 투자자 성향, 피해자 과실여부에 따라 피해액을 감산하는 방법으로 산정해야 한다"면서 "현재의 방식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직원조차도 얼마나 고위험 상품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판매했는데 수년이 지난 지금 피해자가 직접 피해입증을 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라며 "총선 이후 정무위에서도 피해자분들이 완전한 피해 배상을 받으실 수 있도록 끝까지 관심 갖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모인 홍콩 ELS 가입자들은 국민은행 앞에서 자신이 보유한 국민은행 통장을 찢고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해 우체국으로 옮기는 항의성 뱅크런(집단 예금인출)에 나서기도 했다.
100여명의 홍콩 ELS 가입자들은 보유한 통장을 찢고 국민은행 본점에 위치한 영업점으로 들어가 보유 예금을 모두 우체국으로 이체했다.
단 이날 뱅크런은 앞서 NH농협은행 앞에서 영업점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인 것과 달리 차분하게 진행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은행들이 모두 자율배상을 결정한 만큼 빠르게 배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부 고객들이 손실 100% 배상을 주장하고 있으나 금감원 조정안에 맞춰 배상이 이뤄질 것이고 받아들이지 못할 경우 결국 소송으로 갈 수 밖에 없다. 현재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금감원 조정안을 뒤엎는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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