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혈액제제 본궤도, '한타 백신'도 재조명···GC녹십자, '2조 클럽'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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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제제 본궤도, '한타 백신'도 재조명···GC녹십자, '2조 클럽' 정조준

등록 2026.05.12 07:08

이병현

  기자

1분기 매출·영업이익 두 자릿수 성장혈장 내재화로 원가 및 이익률 개선한타백신 등 백신 역량도 부각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GC녹십자가 미국 시장에 안착한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의 쾌속 질주에 힘입어 1분기 뚜렷한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 통상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부터 핵심 품목 매출이 급증하면서, 허은철 대표가 장기간 뚝심 있게 밀어붙인 혈액제제 글로벌 전략이 본격적인 실적 수확기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1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355억원, 영업이익 1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5%, 영업이익은 46.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은 286억원으로 71.3% 늘었고, 순이익은 201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사상 첫 '2조 클럽' 가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9913억원을 기록하며 연매출 2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고, 올해도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지난 3월 31일 GC녹십자웰빙 지분 전량을 GC(녹십자홀딩스)에 매각해 2분기부터 마운자로 관련 매출이 연결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변수로 꼽힌다.

실적 개선을 견인한 핵심은 단연 알리글로다. 알리글로의 1분기 매출은 3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배 급증했다. 알리글로는 선천성 면역결핍증 등에 쓰이는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제제로, 지난 2023년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한 뒤 이듬해인 2024년 7월 현지 시장에 공식 출시됐다.

출시 첫해인 2024년 약 356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알리글로는 지난해 1억600만달러(약 1544억원)를 기록하며 당초 제시했던 연간 목표치(1억달러)를 조기 초과 달성했다. GC녹십자는 올해 알리글로 미국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40% 이상 높인 1억5000만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대외적 사업 환경도 우호적이다. 미국 관세 정책상 혈장분획제제가 면세 대상에 포함되면서 수익성 부담을 덜었다. 미국 혈장센터 자회사 'ABO플라즈마' 안착도 호재다. 최근 텍사스 라레도 혈장센터가 FDA 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연내 이글패스 혈장센터 개소도 앞두고 있다. 자체 혈장 조달망이 확대되면 알리글로의 원료 수급 안정화는 물론 원가율 개선을 통한 영업이익 극대화가 가능하다.

알리글로는 녹십자그룹 오너 3세 허은철 대표의 경영 성과를 상징하는 품목이다. 2016년 FDA 허가 신청 당시 제조공정 관련 보완 요구로 한 차례 고배를 마셨으나, 10% 고농도 제품으로 전략을 선회하는 승부수를 띄운 끝에 최종 허가를 받아낸 바 있다. 허 대표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알리글로의 성과를 "꾸준함의 결과"라고 자평한 이유다.

주력 사업인 혈액제제 성장과 더불어 최근 불거진 글로벌 감염병 이슈로 GC녹십자의 백신 역량도 재차 조명받고 있다. 최근 대서양을 항해하던 크루즈선 'MV 혼디우스'에서 한타바이러스 감염으로 3명이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GC녹십자가 개발한 세계 최초 한타바이러스 백신 '한타박스'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해당 사안에 대해 3단계 비상대응(모니터링 강화)을 발령한 상태다.

이번 크루즈선 감염 원인은 남미 지역에서 주로 보고되는 '안데스바이러스' 계열로 추정된다. 일반적인 한타바이러스는 설치류의 배설물을 통해 전파되지만, 안데스바이러스는 제한적인 사람 간 전파가 보고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공중보건 위험도를 낮게 평가하면서도 추가 확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물론 한타박스는 아시아형(한탄·서울바이러스) 대응용으로 개발된 백신으로, 당장 남미형인 안데스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직접적 해결책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안데스바이러스에 대한 승인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전무한 상황에서, 모더나가 최근 미국 육군 감염병 연구소 등과 mRNA 기반 한타바이러스 백신 연구에 착수하는 등 관련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한타박스를 상용화한 GC녹십자의 감염병 대응 역량이 중장기적인 기업 가치 제고에 일조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GC녹십자는 독감, 수두 백신 등에서 국내 시장을 주도하는 백신 강자로, 지난 1월 mRNA 플랫폼 기반 코로나19 백신(GC4006A)의 국내 임상 1상 첫 투여에 착수하는 등 국산 백신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들어 수두백신 '배리셀라주'가 과테말라 품목허가를 획득하고, 베트남에서 2도즈(2회 접종) 임상 3상 시험 계획서(IND)가 승인받는 등 기존 품목의 글로벌 확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GC녹십자의 올해 최우선 과제는 외형 성장과 이익률 개선의 동시 달성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에도 영업이익률 회복이 과제로 남았던 만큼, 남은 기간 고마진 품목인 알리글로의 미국 매출 확대와 혈장 내재화 비율이 수익성 지표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주요 품목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GC녹십자의 연간 매출 컨센서스(추정치)는 2조295억원, 영업이익은 756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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