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결과, 야당 勝···'단통법 폐지' 제동전환지원금도 위기···"단통법 취지, 정면 배치""위임입법 한계·제반 절차 정당성 화두 될 것"
11일 총선 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KBS 출구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은 178~196석,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는 87~105석을 가져갈 것으로 집계됐다. SBS 출구조사는 민주당·민주연합이 183~197석, 국민의힘·국민의미래가 85~110석이었으며 MBC 출구조사 결과는 민주당·민주연합 184~197석, 국민의힘·국민의미래가 85~99석을 차지할 것으로 조사됐다.
출구조사 결과대로라면, 이번 총선은 야권의 압승으로 끝나게 된다. 이에 통신업계에서는 단통법 폐지를 밀어붙이던 여당의 통신비 개선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통법은 여야의 합의를 통한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서다. 즉, 새로 꾸려진 22대 국회에서 논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얘기다. 당초 '시장 경쟁 활성화'를 이유로 들어 여당은 해당 법안의 폐지를 주창했으나, 야당 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욺에 따라 주도권이 넘어간 형국이다.
단통법 폐지를 둘러싼 여야의 정책 기조는 세부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다. 여당의 가계통신비 공약은 단통법 폐지와 제4이동통신사 유치 등이 골자다. 단통법 폐지의 경우 이 법에 근거를 두고 있는 선택약정 할인 제도 등 혜택은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이관해 소비자들의 권리는 유지하면서 유통점 생태계 내 보조금 경쟁을 촉발하겠다는 방침이다.
야당의 경우 '이용자 중심'을 전면에 내걸었다. 통신비 세액공제를 신설하고 노년층·병사 등 특정 계층의 혜택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단통법 폐지에 관해서 폐해는 일부 인정하지만, 민생과 직결된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즉각 폐지론을 주장 중인 여당과는 상반된다.
단통법은 2014년 10월 시행된 이래, 꾸준히 잡음을 만들어온 법이다. 당초 단통법의 취지는 불법 보조금을 막고, 소비자 간의 정보 불균형을 막는 데 있었다. 2010년대 들어 스마트폰이 활성화됨에 따라 소비자들이 대대적으로 기기를 교체하는 시기를 맞이했는데, 이에 따라 통신사 간 고객유치경쟁이 치열해졌다. 이때 불법보조금이 성행하면서 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예컨대 정보력이 부족한 기성세대가 단말기를 비싸게 구매하는 경우가 발생한 것.
이에 정부는 해당 법을 통해 단말기 구매 시 공시지원금 외 보조금 지원을 금지시켰다. 지원금은 판매점 재량에 따라 15% 이내로 책정할 수 있도록 한정시켰는데, 해당 지원금 규모가 기존에 비해 너무 적어졌다는 점에서 논란을 빚었다. 결국, 소비자 간 구매력 균형을 위해 실시한 법이 단말기 가격 자체를 올려버린 셈이다.
개표 흐름에 따라 당국에서 호기롭게 꺼내든 전환지원금 역시 존폐 위기에 처했다. 야당은 단통법 시행령 개정이 단통법의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만큼 시행령은 물론 고시도 효력이 발생해선 안된다고 주장해 왔다. 먼저 설명한 바와 같이 단통법 취지가 차별적 지원금을 금지하는 데 있다는 점에서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13일 '이동통신사업자 변경 시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지급 기준' 제정안과 '지원금 공시 및 게시 방법 등에 관한 세부기준'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통신사들은 번호이동 시 최대 50만원의 전환지원금을 지급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한다면, 이들이 그간 신중론을 주장해 온 터라, 당장의 단통법 폐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법안의 폐지보다 먼저 시행 중인 시행령과 고시 개정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데, 이들이 위임 입법(법률의 위임에 의해 입법부 이외의 국가기관이 법률을 제정하는 것) 범위에 있는지, 혹은 제반 절차의 정당성에는 문제가 없는지 화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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