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크러시' 효과 미미···작년 맥주 매출 18%↓롯데아사히주류, '아사히 수퍼드라이'로 업계 3위 등극'맥주의 계절' 여름 앞둔 롯데칠성, 크러시 띄우기 사활
19일 롯데칠성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칠성 주류 부문은 지난해 맥주 매출이 전년 대비 18% 감소한 80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롯데아사히주류 매출은 전년보다 무려 330.5% 증가한 1386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10배 늘어난 420억원을 냈다.
롯데칠성 주류 부문의 맥주 카테고리는 주력 상품이 없어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왔다. 이에 롯데칠성 주류 부문은 지난해 11월 맥주 신제품 '크러시'를 내놨다. 크러시는 롯데칠성 주류 부문이 지난 2020년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출시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맥주다. 현재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를 단종하면서까지 크러시 키우기에 총력을 다 하고 있다.
크러시는 젊은 세대를 공략한다는 콘셉트로 선보인 4세대 맥주다. 기존 맥주와 차별화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4세대 아이돌 에스파 '카리나'를 내세웠다. 통상 맥주 브랜드 모델이 남성을 중심으로 기용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색다른 행보다.
플래그십 스토어와 팝업 스토어를 통한 체험 마케팅도 전개하고 있다. 크러시는 출시 초부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전국 11개 주요 상권에서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지난 2월에는 출시 100일 기념 팝업 매장 '크러시 에비뉴'도 약 2주간 운영했다.
그러나 크러시는 초기 흥행에 실패했다. 당초 크러시는 유흥 시장을 우선 겨냥해 출시했는데 실적이 부진하자 예정보다 일찍이 가정용 캔 제품으로 출시됐다. 크러시의 출시 초기 성적이 반영된 롯데칠성 주류 부문의 작년 4분기 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한 206억원으로 나타났다. 신제품 효과가 미진했다는 방증이다.
그 사이 롯데아사히주류는 '왕뚜껑 맥주' 열풍을 일으킨 아사히 수퍼드라이가 흥행하면서 국내 맥주 시장의 판도를 뒤집었다. 아사히 수퍼드라이는 일본 제품불매 운동 '노재팬'의 대표 품목이던 일본 맥주를 수입 맥주 1위로 끌어올린 제품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액은 5551만달러(한화 약 7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3.3% 급증했다.
게다가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해 롯데칠성 주류부문을 누르고 국내 맥주 시장 3위로 뛰어올랐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작년 맥주 소매점 기준 롯데아사히주류의 매출은 2020억원, 롯데칠성은 1793억원을 냈다. 시장 점유율은 롯데아사히주류가 5.1%, 롯데칠성이 4.6%로 나타났다.
롯데칠성은 자회사인 롯데아사히주류의 성장을 반기지 못할 입장이다. 롯데아사히주류는 롯데칠성이 지분 50%를 가지고 있는 롯데칠성의 종속 기업이다. 모기업이 종속 기업보다 맥주 부문에서 참패한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더구나 전사적으로 주력해 내놓은 국산 맥주가 일본 수입맥주에 지는 그림이라 더욱 속 쓰리다.
크러시의 변곡점은 이번 여름이다. 업계에서는 맥주의 계절인 여름 성수기를 지내야 크러시의 진짜 성적이 나올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칠성에 따르면 크러시 출시 이후 맥주 매출은 46% 증가했고, 지난 1월 말 입점을 시작한 편의점에서 캔 제품의 분포율이 85% 이상으로 나타났다.
IBK투자증권이 추정한 크러시의 월 매출 규모는 약 50억원대다. 캔 맥주 제품 출시 이후 10억원대에서 50억원대로 예상치가 증가했다. 연간 매출로 단순 환산하면 약 600억원 규모다. 다만 맥주 브랜드 10위인 오비맥주의 버드와이저가 작년 기준 91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러시는 10위권에 오르기도 벅찬 상황이다.
롯데칠성은 여름을 앞두고 크러시 띄우기에 사활을 건다. 롯데칠성은 이달 카리나를 내세운 두 번째 광고를 선보이고 오프라인 프로모션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앞서 롯데칠성은 크러시를 지난달 FC서울의 이번 시즌 공식 맥주로 후원하는 스포츠 마케팅도 진행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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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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