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D, AZ, 노바티스, BMS 등 컨센서스 뛰어넘어국내 기술수출 기업 기술 언급, 긍정적 신호
29일 관련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머크 앤드 컴퍼니(MSD), 아스트라제네카, 노바티스,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큅(BMS), 사노피 등 주요 글로벌 제약사가 매출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MSD와 아스트라제네카는 항암제 매출 신장에 힘입어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MSD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157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152억 달러를 초과했다. 매출 신장은 주로 회사의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에 힘입은 것이다. 키트루다의 1분기 매출은 69억 달러로 전년 동기(58억 달러) 대비 20% 급증했다. 시장 컨센서스였던 67억 달러를 2억 달러 이상 넘어선 결과다.
아스트라제네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102억 달러로 시장 추정치인 95억 달러를 7억 달러 초과한 수치를 보였다. 특히 '타그리소'를 비롯한 암 치료제의 매출 기여도가 눈에 띄었다. 종양학(Oncology)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51억 달러였고, 암 치료제는 1분기 전체 매출의 5분의 2를 차지했다.
예상치를 상회한 성적을 거뒀음에도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도 있었다.
노바티스 매출은 올해 1분기 매출이 118억 달러로 전년 동기(108억 달러) 대비 1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인 104억 달러보다 13.46% 높은 수치다. 회사는 지난 9일 향후 2~3년에 걸쳐 제품 개발 분야에서 약 680개의 일자리를 감축할 계획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현재 약 1만2500명에 달하는 글로벌 개발 인력의 1~2%가 순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MS의 1분기 총 매출은 118억 달러로 전년 동기(113억 달러) 대비 4% 증가했다. 이는 시장 추정치인 114억 달러를 능가하는 성과였지만, 지난 26일(현지시간) 15억 달러 비용 절감 계획에 따라 올해 2200명의 인력을 줄이기 위해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 시티에 있는 암 면역학·세포 치료 연구 센터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사노피는 1분기 매출 109억 달러를 기록해 컨센서스 추정치 107억 달러를 약간 웃도는 수치를 보였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감소했다. 회사는 지난 3월 영국 케임브리지에 있는 옛 카이맙(Kymab) R&D 시설을 폐쇄한 데 이어, 4월 들어서 면역항암제 기업 아뮤닉스(Amunix Pharmaceuticals) 매각에 따른 인력 100명 감축, 미국 백신 사업부 구조 조정에 따른 인원 감축, 벨기에 사업장 직원 99명 해고 등 구조조정에 나선 모습을 보였다.
이외 올해 1분기 바이오젠은 컨센서스보다 7% 낮은 22억 9000만 달러 매출을 보였지만 주당순이익(EPS)에서는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했고,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매출 66억 86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64억 달러를 넘어섰다.
글로벌 빅파마의 1분기 실적 발표는 올해 세계 제약업계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이정표인 동시에 국내 주요 제약사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국내 기업이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을 진행한 몇몇 기업이 관련 기술에 대해 언급하는지도 투자자들에겐 관심사다. 이번 어닝 콜(실적 발표회)에서는 유한양행, 알테오젠이 수출한 기술 등이 언급돼 향후 국내 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치리란 전망이다.
탈크(활석) 소송 여파로 좋지 못한 성적표를 거둘 거라 예상됐던 존슨앤존슨(J&J)은 올해 1분기 매출 214억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와 비슷한 매출을 보였다. 이번 어닝 콜에서 국내 투자자의 관심을 모은 부분은 유한양행이 기술수출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언급됐다는 점이다.
조 울크(Joe Wolk) J&J 수석 부사장·최고 재무 책임자(CFO)는 "우리는 FDA에게 우선 심사를 받았고,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를 위한 1차 치료 옵션으로 라이브레반트와 레이저티닙을 병용하는 서류를 EMA에 제출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우선 검토와 EMA 제출은 획기적인 3상 임상시험 데이터가 뒷받침됐다"라고 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J&J 자회사인 얀센에 12억 600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1조 4000억원) 규모의 레이저티닙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2020년엔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6500만 달러(한환 약 723억원)을 추가로 수령했다.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에 대한 FDA 승인 여부는 늦어도 8월 중 나올 전망으로, 미국과 유럽, 중국 등에서 신약 허가를 받을 경우 추가로 마일스톤이 유입될 예정이다.
MSD는 이번 어닝 콜에서 알테오젠이 기술수출한 키트루다 SC(피하주사) 제형에 대해 언급했다.
딘 리(Dean Li) 머크연구소랩 회장은 "저는 이것(키트루다 SC 제형)이 환자에게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면서 "따라서 SC제형은 아주 중요한 프로그램이며 환자와 PD-1에 대한 접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라고 했다. 롭 데이비스 MSD 대표는 "피하주사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시장은 환자 인구의 약 50% 정도"라면서 "SC 제형은 환자와 제공자 모두에게 유익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알테오젠은 올초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 기술(ALT-B4) 라이센스 변경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 2020년 MSD와 쳬결한 ALT-B4 비독점 라이센스 계약을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에 한해 독점 라이센스 사용권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키트루다는 지난해 250억 달러 어치가 팔리며 글로벌 의약품 매출규모 1위를 기록한 제품이지만 오는 2028년 물질특허 만료가 예정되어 있다. MSD는 이에 대비해 SC제형을 준비하고 있다. 계약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알테오젠은 계약금(사이닝피) 2000만 달러에 더해 개발 마일스톤 등을 포함해 총 4억 5200만 달러를 수령할 예정이다.
이외에 어닝 콜에서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사노피 실적이 나쁘지 않은 점은 사노피와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에이비엘바이오에겐 청신호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2022년 파킨슨병 등 퇴행성뇌질환 치료 이중항체 후보물질 ABL301에 대해 사노피와 10억6000만 달러 규모의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ABL301은 올초 미국에서 1상 변경신청을 승인 받았고, 지난달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ADPD 2024에서 비임상 결과 데이터를 발표하는 등 한고비를 넘겼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제약회사의 호실적과 국내 기업이 수출한 기술에 대한 어닐 콜 언급이 국내 주요 제약사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거라고 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빅파마 실적 발표에 주목하는 건 업계 흐름을 살펴보기 위한 것도 있지만, 국내 기업과 직접 연관되는 부분에 대한 관심도 크다"면서 "J&J는 꾸준히 레이저티닙을 언급하고 있고, MSD도 SC 제형에 대해 자주 언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노피 실적이 나쁘지 않은 점도 에이비엘에게는 앞으로 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주는 점"이라고 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키트루다 SC 출시 후 알테오젠에게 유입되는 연간 마일스톤이 수천억원(유진투자증권은 약 3~4000억원으로 예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알테오젠 기업가치는 큰 폭 상승했다"라면서 " 알테오젠에게는 2026년부터 관련 수익이 본격적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bottlee@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