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성, 임시주총에 본인과 아들 이사 선임 안건 상정'캐스팅보트' 구미현 씨 지분, 우호적 FI 세력 확보 관건구지은, 차질 없이 일정 소화···아워홈 노조 구지은에 힘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본성 정 아워홈 부회장은 지난 25일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고, 안건으로 기타 비상무이사에 본인, 사내이사에 본인의 아들인 구재모 씨와 전 중국남경법인장 황광일 씨를 선임할 것을 요청했다.
앞서 아워홈은 지난 1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장녀 구미현 씨와 그의 남편 이영열 전 한양대 의대 교수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상법상 자본금 10억원 이상 규모의 기업은 최소 3명 이상의 사내이사를 선임해야 하므로 조만간 임시주총을 열 예정이다.
구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는 배경은 장녀 구미현 씨가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의 아워홈 지분은 각각 38.56%, 19.28%로, 합하면 과반이 넘는 57.84%이다. 구지은 부회장이 지난 2021년 아워홈을 이끌었던 것 역시 구미현 씨 지분 덕이었다.
그런 구미현 씨가 구 전 부회장과 손잡은 건 아워홈의 배당금 축소 방침에 반발했기 때문인 걸로 전해진다. 구지은 부회장은 2021년 구 전 부회장이 보복 운전 혐의로 입건된 이후 구미현 씨와 차녀 구명진 씨, 본인의 지분을 합해 경영권을 확보하고 회사를 이끌기 시작했다.
구 부회장은 2021년 대표이사에 오른 뒤 경영 정상화 차원에서 배당금을 대폭 줄였다. 최근 5년간 아워홈의 배당금 내역을 살펴보면 ▲2019년 456억원 ▲2020년 775억원 ▲2021년 미지급 ▲2022년 30억원 ▲2023년 6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구 전 부회장 체제 당시 아워홈은 2020년 93억원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배당금을 높인 것과 상반된 행보다.
다만 구미현 씨의 목적은 '돈'이란 의견이 지배적인만큼 향후 구미현 씨 지분의 향방에 따라 아워홈의 경영권이 어느 쪽에 쥐어질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앞서 구미현 씨와 아워홈 지분의 현금화에 뜻을 모은 구 전 부회장은 매각보다는 경영권 확보에 나설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구 전 부회장이 장남인 구재모 씨를 아워홈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는 점에서 이 같은 전망에 힘이 실린다. 구재모 씨는 2019년 기타 비상무이사, 2020년 사내이사 자리에 오르면서 차기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행보라고 평가받은 바 있다. 구재모 씨가 사내이사에 오르면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받을 거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구미현은 지분 매각이 목적인데, 구본성 전 부회장은 경영 복귀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게 아닌가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구미현 씨 지분은 사실상 매각이 확실시되면서 구지은 부회장이 경영권을 지킬 방법은 본인에게 우호적인 재무적투자자(FI)를 구하는 방안이 그나마 유력하다. 구 전 부회장 역시 구미현 씨와 지분 매각에 나서는 게 아니라면 경영 복귀를 위해 우호 세력을 확보해야 한다.
아워홈의 매각가는 2조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매출 2조원을 앞둔 아워홈은 지난해 영업이익 943억원을 내는 실적 등으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다만 구지은 부회장과 구명진 씨의 지분이 40%에 달한다는 점이 투자자 입장에선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평도 나온다. 두 자매의 지분율이 주주총회 시 특별결의를 막을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구미현 씨와 구 전 부회장의 연합 전선에 이변이 없는 한 아워홈은 오는 6월부터 구본성 체제로 전환될 전망이다. 구 전 부회장이 선임될 예정인 기타비상무이사는 회사에 상근하진 않지만 사내이사와 마찬가지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경영에 직접 관여할 수 있게 된다.
구지은 부회장은 현재 예정된 경영 일정은 차질 없이 소화 중이다. 구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이 터진 이후인 지난 23일 카카오헬스케어와의 인공지능 솔루션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을 신사업 관련 일정을 소화하며 적극적인 경영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사내에서는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를 비판하고, 구 부회장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앞서 아워홈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구 전 부회장의 터무니없는 배당금 요구 수준과 아들의 사내이사 선임 등을 지적하며 회사에 성장에 관심 없는 대주주는 자격이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구지은 대표는 기존에 예정된 경영 일정을 소화하는 걸 대표이사로의 본분으로 여기고, 차질 없이 소화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zero10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