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06일 월요일

서울

인천

백령

춘천

강릉

청주

수원

안동

울릉도

독도

대전

전주

광주

목포

여수

대구

울산

창원

부산

제주

유통·바이오 '동상이몽' 아워홈···구본성은 '경영권', 구미현은 '돈'

유통·바이오 식음료

'동상이몽' 아워홈···구본성은 '경영권', 구미현은 '돈'

등록 2024.04.30 16:52

김제영

  기자

공유

구본성, 임시주총에 본인과 아들 이사 선임 안건 상정'캐스팅보트' 구미현 씨 지분, 우호적 FI 세력 확보 관건구지은, 차질 없이 일정 소화···아워홈 노조 구지은에 힘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이 아워홈 이사회 장악에 나선다. 구 전 부회장은 본인과 아들을 아워홈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임시 주주총회에 올리며 경영권 되찾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경영권 분쟁의 핵심인 장녀 구미현 씨 지분의 향방에 따라 아워홈의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본성 정 아워홈 부회장은 지난 25일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고, 안건으로 기타 비상무이사에 본인, 사내이사에 본인의 아들인 구재모 씨와 전 중국남경법인장 황광일 씨를 선임할 것을 요청했다.

앞서 아워홈은 지난 1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장녀 구미현 씨와 그의 남편 이영열 전 한양대 의대 교수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상법상 자본금 10억원 이상 규모의 기업은 최소 3명 이상의 사내이사를 선임해야 하므로 조만간 임시주총을 열 예정이다.

구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는 배경은 장녀 구미현 씨가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의 아워홈 지분은 각각 38.56%, 19.28%로, 합하면 과반이 넘는 57.84%이다. 구지은 부회장이 지난 2021년 아워홈을 이끌었던 것 역시 구미현 씨 지분 덕이었다.

그런 구미현 씨가 구 전 부회장과 손잡은 건 아워홈의 배당금 축소 방침에 반발했기 때문인 걸로 전해진다. 구지은 부회장은 2021년 구 전 부회장이 보복 운전 혐의로 입건된 이후 구미현 씨와 차녀 구명진 씨, 본인의 지분을 합해 경영권을 확보하고 회사를 이끌기 시작했다.

구 부회장은 2021년 대표이사에 오른 뒤 경영 정상화 차원에서 배당금을 대폭 줄였다. 최근 5년간 아워홈의 배당금 내역을 살펴보면 ▲2019년 456억원 ▲2020년 775억원 ▲2021년 미지급 ▲2022년 30억원 ▲2023년 6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구 전 부회장 체제 당시 아워홈은 2020년 93억원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배당금을 높인 것과 상반된 행보다.

다만 구미현 씨의 목적은 '돈'이란 의견이 지배적인만큼 향후 구미현 씨 지분의 향방에 따라 아워홈의 경영권이 어느 쪽에 쥐어질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앞서 구미현 씨와 아워홈 지분의 현금화에 뜻을 모은 구 전 부회장은 매각보다는 경영권 확보에 나설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구 전 부회장이 장남인 구재모 씨를 아워홈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는 점에서 이 같은 전망에 힘이 실린다. 구재모 씨는 2019년 기타 비상무이사, 2020년 사내이사 자리에 오르면서 차기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행보라고 평가받은 바 있다. 구재모 씨가 사내이사에 오르면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받을 거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구미현은 지분 매각이 목적인데, 구본성 전 부회장은 경영 복귀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게 아닌가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구미현 씨 지분은 사실상 매각이 확실시되면서 구지은 부회장이 경영권을 지킬 방법은 본인에게 우호적인 재무적투자자(FI)를 구하는 방안이 그나마 유력하다. 구 전 부회장 역시 구미현 씨와 지분 매각에 나서는 게 아니라면 경영 복귀를 위해 우호 세력을 확보해야 한다.

아워홈의 매각가는 2조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매출 2조원을 앞둔 아워홈은 지난해 영업이익 943억원을 내는 실적 등으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다만 구지은 부회장과 구명진 씨의 지분이 40%에 달한다는 점이 투자자 입장에선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평도 나온다. 두 자매의 지분율이 주주총회 시 특별결의를 막을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글로벌 푸드케어&케이터링 아워홈과 AI 기반 초개인화 헬스케어 솔루션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카카오헬스케어 제공카카오헬스케어는 글로벌 푸드케어&케이터링 아워홈과 AI 기반 초개인화 헬스케어 솔루션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카카오헬스케어 제공

구미현 씨와 구 전 부회장의 연합 전선에 이변이 없는 한 아워홈은 오는 6월부터 구본성 체제로 전환될 전망이다. 구 전 부회장이 선임될 예정인 기타비상무이사는 회사에 상근하진 않지만 사내이사와 마찬가지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경영에 직접 관여할 수 있게 된다.

구지은 부회장은 현재 예정된 경영 일정은 차질 없이 소화 중이다. 구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이 터진 이후인 지난 23일 카카오헬스케어와의 인공지능 솔루션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을 신사업 관련 일정을 소화하며 적극적인 경영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사내에서는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를 비판하고, 구 부회장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앞서 아워홈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구 전 부회장의 터무니없는 배당금 요구 수준과 아들의 사내이사 선임 등을 지적하며 회사에 성장에 관심 없는 대주주는 자격이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구지은 대표는 기존에 예정된 경영 일정을 소화하는 걸 대표이사로의 본분으로 여기고, 차질 없이 소화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