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이익 1112억원으로 최대 실적 기록했으나 주가 부진 대출 성장 가능성 제한···일부 증권사 목표치 하향조정 하기도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1분기 순이익 1112억원, 영업이익 14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으로 각각 전년 대비 9.1%, 8.8% 성장했다.
실적 성장에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주가는 지난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8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전 영업일 대비 250원(0.97%) 내린 2만5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9일에는 전 영업일 대비 1550원(6.05%) 큰 폭 하락한 2만4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44억원, 193억원 순매도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으며 장 중 2만385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 41분 기준 카카오뱅크 주가는 전 영업일 대비 100원(0.42%) 소폭 상승한 2만4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부진한 주가 흐름은 대출 성장 한계로 인한 실적 하락 가능성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대출성장률 목표를 기존 20% 수준에서 10% 초반으로 하향조정했다. 대출성장보다는 금융 플랫폼을 지향해 플랫폼 트래픽과 플랫폼 수수료 수익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가계부채 증가에 부담을 느끼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강화와 경쟁 심화에 따른 조치라는 의견도 나온다.
문제는 대출 성장 제한으로 이익 성장 탄력이 둔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카카오뱅크는 1분기 순익 증가 배경을 다른 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 자산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3월말 카카오뱅크 대출금(41조3000억원) 가운데 97.3%(40조2000억원)가 가계대출이다. 여신 잔액은 주택담보대출과 전월세대출 등 담보여신 중심 성장으로 전 분기 대비 7% 증가한 4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카카오뱅크 이자수익은 582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9.0% 늘었다. 이자수익이 전체 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1.11%이다. 플랫폼 수익은 21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7% 상승했으나, 전체 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에 불과했다.
이에 실적 발표 당일과 다음날 일부 증권사에서는 목표가를 하향조정한 리포트를 내놨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3만1000원으로 기존 3만3000원에서 2000원(6.1%) 하향조정했으며, 이베스트투자증권은 3만5000원에서 3000원(8.5%) 하향조정한 3만2000원을 제시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를 기점으로 대출성장 상승여력을 상실, 향후 악화된 이자이익 기반을 운용손익과 수수료·플랫폼 수익으로 만회할 수 있을지 관건"이라고 밝혔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대출성장이 6.9%였기 때문에 대출성장 목표를 10% 초반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2~4분기는 사실상 분기별 1~2% 정도인 시중 은행 수준 대출 성장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관건 혹은 우려 요인은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이자이익의 증가 둔화를 대신해 비이자이익, 플랫폼 트래픽이 얼마나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일 수 있는가에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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