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6일 美 샌디에이고서 세계 최대 바이오 행사 열려'우시그룹' 자리 넘보는 삼성바이오, 'CDO' 경쟁력 알려롯바·마티카·프레스티지 등 중소기업도 부스 마련
미국 바이오협회 주관으로 매년 열리는 이 행사는 보스턴·샌디에이고 등 미국 내 바이오클러스터가 있는 주요 도시에서 2만여명 이상의 전 세계 바이오제약 업계 관계자가 모여 파트너십을 논의하는 장이다. 이번에는 '타임 포 사이언스 투 샤인(Time for Science to Shine·과학이 빛날 시간)'이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우시 자리 넘보는 삼바···CMO 넘어 'CDO' 경쟁력 강화
특히 올해는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대거 참여해 이목이 쏠린다. 최근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이 미국 하원 상임위를 통과하면서 중국 CDMO 기업을 대체할 수 있는 회사들의 수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하원 상임위원회는 지난 15일(현지 시각)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에는 글로벌 CDMO 기업인 우시앱텍과 관계사 우시바이오로직스가 포함됐는데, 최종적으로 법안 제정이 이뤄지면 이들 기업은 미국 시장에서 퇴출된다. 현재 미국 바이오기업 약 80%가 중국 CDMO 기업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 외 기업들에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올해는 미중갈등의 영향으로 우시앱택·우시바이오가 바이오USA 불참을 선언한 만큼 이번 행사에 부스를 꾸리는 한국 바이오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 중에서도 글로벌 CDMO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우시바이오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는 창사 이래 12년 연속 단독 부스로 바이오USA에 참가하는 '프로 참석러'로, 규모·품질 면에서 경쟁력이 충분해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지목된다. 이번에는 전시장 메인 위치에 139㎡, 42평 규모의 부스를 설치하고 다양한 컨텐츠와 이벤트를 통해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진행할 계획이다.
회사는 내년 준공되는 5공장을 포함한 세계 최대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78만4000리터), 고객맞춤형 위탁개발(CDO) 플랫폼 서비스, 항체·약물 접합체(ADC) 포트폴리오 확장 등을 강조할 예정이다. 나아가 2032년까지 제2바이오캠퍼스를 완공해 총 132만4000리터 생산 규모의 초격차 위탁생산(CMO) 경쟁력을 갖춘다는 포부도 담았다.
특히 삼성바이오는 CDO 분야에서 기술력을 알리는데 총력을 다 할 방침이다. 현재 회사의 CDO 부문 매출은 전체의 10%도 되지 않지만 우시바이오가 초기 단계에서의 CDO에 특화돼 있는 만큼 글로벌 고객 수주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회사의 새로은 CDO 슬로건은 '신속하게, 유연하게, 고객을 중심으로(Agile. Flexible. Focused on You.)'다. 무엇보다 고객의 성공을 위해 신속하고 유연하게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하는 CDO 서비스 마인드셋과 글로벌 경쟁력을 알리고 나아가 글로벌 CDMO 리딩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삼성바이오가 CDO 경쟁력까지 갖춘다면 우시바이오의 물량이 회사측으로 넘어갈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 물량이 상업적 생산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CMO로 연결될 경우 삼성바이오의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중소기업도 부스 참여···글로벌 기업도 수혜 기대감
국내 중소기업들도 중국 CDMO 물량을 흡수하기 위해 부스를 연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그룹은 항체의약품 전문기업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와 CDMO 기업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혁신신약연구원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IDC가 모두 참여하는 합동부스를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장 공략에 방점을 뒀다. 중국 CDMO기업들의 가격경쟁력과 미국기업의 품질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회사의 장점을 내세워 대규모 트랙레코드를 달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기술영업을 책임져 온 B.D센터 양재영 전무를 포함,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영업에 정통한 피온황 디렉터가 선발에 섰다.
차바이오그룹의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CGT) CDMO 자회사인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도 지난해에 이어 부스를 꾸린다. 마티카 바이오가 행사 기간 미팅을 진행할 업체만 30곳 이상으로 알려진다.
마티카 바이오는 2022년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텍사스에 CGT CDMO 시설을 구축했고, 2023년에는 세포주 마티맥스(MatiMax)를 개발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마티카 바이오는 미국 현지에서 CGT CDMO 시설 갖추고 있다는 강점을 내세워 적극 수주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실제 행사기간 동안 30개 이상의 고객사 및 잠재 고객사들과 미팅이 계획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3년 연속 참석한다. 단독 부스 및 프라이빗 미팅룸 운영을 통해 미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는 지난해 미국 시러큐스 소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공장 인수를 마무리했으며, 현재 BMS가 생산 중이던 제품들의 CMO를 맡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인천 송도에 12만L 규모의 항체의약품 생산시설 착공을 시작해 2025년 하반기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2026년 하반기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승인, 2027년 상업 생산이 목표이며, 오는 2030년까지 총 3개의 바이오 플랜트를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동아쏘시오그룹의 원료의약품 회사 에스티팜은 단독부스를 차리고 올리고 핵산 치료제 CDMO 사업과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기술력을 홍보한다. 이밖에도 이엔셀 등 중소기업들이 바이오USA에 부스를 마련해 브랜드 홍보 및 네트워크 확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글로벌 기업들도 생물보안법 수혜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 후지필름의 CDMO 자회사인 후지필름다이오신스바이오테크놀로지도 이번 바이오USA에서 CDMO 기업 중에선 가장 큰 규모의 부스를 마련해 기업 홍보에 나선다.
일본의 유리제조기업인 아사히글라스의 바이오의약품 CDMO 자회사 AGC바이오로직스도 이번 바이오USA에 부스를 꾸릴 예정이며, 글로벌 CDMO 1위 기업인 론자도 이번 바이오USA에서 AGC바이오 부스 옆에 자리를 마련, 고객 유치에 나선다.
앞서 론자는 지난 3월 로슈(제넨텍)가 소유한 미국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12억 달러(약1조6600억원) 규모로 인수하고, 추가로 5억6100만 달러(7767억원)를 투자해 생산시설을 업그레이드 및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지주사 노보 홀딩스에 인수된 카탈란트도 바이오USA에 참가한다. 노보 홀딩스는 미국 뉴저지에 본사를 둔 카탈란트를 165억 달러(22조8443억원)에 인수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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