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해외부동산 투자 부실 우려 2.4조···금감원 "영향 제한적"

지난해 9월 대비 1000억원↑···상승폭 둔화

전체 투자규모 금융권 총자산의 0.8% 수준

금감원 "투자규모 크지 않고 손실흡수능력 충분"

금융감독원이 재무제표 공시에 적용되는 국제표준 전산언어(XBRL) 시스템을 시범 가동한다. 사진=강민석 기자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지속하는 등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해외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하며 해외 부동산 투자 평가손실이 2조41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투자규모가 크지 않고 손실흡수능력도 충분하다며 국내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바라봤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57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9월 말 대비 1조2000억원 증가했다. 금융권 총자산(6859조2000억원)의 0.8% 수준이다.

금감원은 "해외 부동산 투자규모가 크지 않고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해외 부동산 투자손실이 국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업권별로 보면 보험이 31조3000억원으로 절반이 넘은 54.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은행 11조6000억원(20.2%), 증권 8조8000억원(15.2%), 상호금융 3조7000억원(6.4%), 여전사 2조1000억원(3.6%), 저축은행 1000억원(0.0%)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북미가 34조8000억원(60.3%)으로 가장 많고 유럽 11조5000억원(20.0%), 아시아 4조2000억원(7.3%) 순이다. 오세아니아와 남미, 아프리카 등 기타지역과 복수지역은 7조2000억원(12.4%)으로 나타났다.

만기별로는 2024년까지 10조6000억원(18.3%), 2030년까지 44조8000억원(78.0%) 만기가 도래했다.

자산건전성 현황을 보면 지난해 말 금융회사가 투자한 단일 사업장(부동산) 35조1000억원 중 2조4100억원(6.85%)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중 1000억원 증가해 3분기 상승폭인 9800억원 대비 둔화했다. EOD는 채무자의 신용위험이 높아져 금융기관이 만기 전에 대출금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금감원은 "미국의 고금리 지속 등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확대, 해외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금액은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며 "올해 들어 미국·유럽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 하락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나 추가 가격하락 위험을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해외 부동산 투자규모가 크지 않고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해외 부동산 투자손실이 국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에 대한 적정 손실 인식 및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EOD 등 특이동향 신속보고체계 운영 및 올해 내 만기도래 자산에 대한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금융회사의 대체투자 프로세스를 점검하여 내부통제 강화를 유도하는 등 금융회사 자체 리스크 관리 역량을 제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