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주총 후 이사회 3인 선임···구본성 세력 이사회 장악대표이사 선임 못 해 '퇴임 이사제' 돌입···구지은 체제 유지구지은-구미현 법적 분쟁·우선매수권···매각에 변수로 작용
경영권 매각이 순탄치 않을 거란 전망도 제기된다. 구 부회장과 구미현 씨가 소송 절차를 밟으면 매각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더욱이 아워홈 정관에 주주가 지분을 매각할 시 다른 주주인 구 씨 일가에 우선적으로 팔아야 한다는 내용의 '우선매수권'도 마지막 변수다.
지난 31일 아워홈은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구 전 부회장의 아들 구재모 씨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아워홈은 정기주주총에서 선임된 사내이사 구미현 씨와 그의 남편 이영열 전 한양대 의대 교수로 사내이사 3인 체제를 완성했다.
구 부회장은 사내이사 재선임에 실패하면서 3년 만에 경영권을 내려놓게 됐다. 구 부회장이 구미현 씨를 설득하기 위해 내놓은 '자사주 매입' 안건은 부결됐다. 다만 구 부회장의 대표이사직 임기는 지난 4일 만료됐으나 당분간 직을 이어간다. 이사회가 열리지 않아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구 부회장의 임기가 만료됐음에도 대표이사를 선출하지 못해 퇴임 이사제에 돌입한다. 관련 법상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되고도 이사회가 새 대표이사를 선출하지 못 하면 기존 대표이사를 유지하는 퇴임 이사제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구 부회장은 대표이사직을 임시로 이어간다.
업계에서는 아워홈이 주 초반 이사회를 열고 새 대표이사를 선임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임 대표이사로는 구미현 씨가 물망에 올랐다. 구미현 씨가 구 부회장의 배당금 축소 등에 불만을 품으면서 구 전 부회장 편으로 돌아서고, 본인이 직접 대표에 오르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다.
구미현 씨는 그동안 아워홈 경영권 분쟁에서 키를 쥔 인물이었다. 아워홈의 지분 구조상 구 전 부회장과 구 부회장·차녀 구명진 씨 사이를 오가며 실익을 추구할 수 있어서다. 앞서 2021년 보복운전 혐의로 기소된 구 전 부회장을 몰아낼 당시 구미현 씨가 구 부회장·차녀 구명진 씨와 '의결권 통합 협약'을 맺으며 아워홈이 구지은 체제로 전환될 수 있었다.
다만 아워홈의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고도 새로운 법적 분쟁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구미현 씨가 세 자매 의결권 통합 협약을 위반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당시 세 자매는 의결권을 동일하게 행사하자는 내용의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는데, 구미현 씨가 구 전 부회장 측에 서면서 협약을 어겼다는 것이다.
당시 협약에 따르면 이를 어길 경우 나머지에게 각 300억원을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구미현 씨가 4월 정기주총과 5월 임시주총에서 다른 의결권을 2건 행사했기 때문에 구 부회장과 구명진 씨에게 각 600억원씩 총 1200억원을 물어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해당 협약은 별도의 유효기간은 설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이번 분쟁은 구미현 씨가 지분의 현금화를 원하면서 시작됐다. 앞서 구미현 씨는 2022년 구 부회장이 적자 개선을 위해 무배당을 결정하자 구 전 부회장과 지분 공동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법원에서 의결권 통합 협약이 유효하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무산됐다.
이에 따라 아워홈 경영권 매각도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구 부회장은 구미현 씨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약 위반이 인정되면 구미현 씨가 보유한 지분이 가압류될 수 있다. 이 경우 아워홈 경영권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아워홈이 매각 절차를 밟더라도 구 씨 일가가 가진 우선매수권이 변수가 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워홈 정관에 주식을 매각할 경우 다른 주주에게 우선적으로 팔아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는데, 아워홈은 네 남매가 98%를 가진 가족회사다. 즉 누군가 지분을 팔고자 하면 다른 가족이 우선적으로 사들일 수 있다는 말이다.
이에 업계에선 구 부회장 측이 사모펀드 운용사와 의결권 공동 행사 협약을 맺고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의 지분을 사들이는 방법도 거론된다. 실제 구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한 뒤로 물밑에서 우군으로 도울만한 사모펀드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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