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ESG 경영 강화 기조증권가 "ESG 경영 강화, 글로벌 진출 전략"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은 최근 ESG 경영 강화 지속 방침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ESG기준원이 공개한 ESG 통합평가에서 조사 대상이 된 제약바이오기업 92곳 중 우수하다고 평가되는 A등급 이상과 양호 등급인 B+등급을 받은 곳이 총 33곳에 달했다. 한국 ESG 기준원인 2021년 글로벌 기준에 맞춰 모범규준을 강화한 이후 제약·바이오 기업이 새로운 규준에 맞도록 경영활동을 변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일 보령은 지난해 ESG 경영 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4'를 발간했다. 보령은 이번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지난해 회사가 ESG 분야에서 창출한 비재무적 가치와 함께,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한 중장기 추진 전략을 내용으로 담았다고 설명했다.
보령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작성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보령은 2022년부터 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의 성과를 공개하고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오고 있다.
보령은 올해부터 ESG 경영 성과 및 계획을 이사회에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결의를 거치는 책임경영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이사회가 직접 ESG 추진 현황을 점검한다.
장두현 보령 대표는 "이번 보고서에는 지난해 ESG 경영 실현을 위한 보령의 고민과 노력이 담겨 있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경영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전사적 차원에서 진정성 있는 활동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두 번째 ESG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GRI 기준 (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 스탠다드, Global Reporting Initiative Standard) 2021에 부합하도록 작성됐다.
또 회사는 제약산업 특성에 적합한 주요 이슈별 활동 내용을 공개하기 위해 SASB(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는 물론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이니셔티브인 UN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권고안 등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대표이사 산하 CSR위원회와 hEHS위원회를 구성해 주요한 ESG 의사결정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회사의 ESG 컨트롤 타워인 CSR위원회는 ESG 전략과 함께 추진 과업을 점검하고 성과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온실가스 배출량 9% 저감(2018년 대비) ▲에너지 사용량 집약도 9% 저감(2018년 대비) ▲주요 대기/수질오염물질 배출량 2018년 대비 30% 감축 ▲노후 설비 개선 조치율 60% 이상 등의 목표를 내세웠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부여하는 CP 최고 등급인 'AAA'를 5년간 유지하는 등 법 위반 가능성에 대한 사전 감시체계를 촘촘히 구축한 것은 물론, 한국표준협회가 지정하는 대한민국 지속가능성지수에서 4년 연속 제약 부문 1위를 달성하며 제약산업을 선도해 가고 있다"라며 "ESG경영의 핵심 가치인 준법 경영 실천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지난달 말 각각 ESG 보고서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펴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로 네 번째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GRI 표준, ESRS, IFRS 요구사항 등 글로벌 ESG 공시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회사는 이번 보고서에서 작년 도입된 이중 중대성 평가를 확대 적용했다. 이중 중대성 평가는 기업이 사회·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지속가능경영이 기업에 미치는 재무적 영향을 양방향으로 고려한 평가이다. 글로벌 신규 ESG 공시 지표, 고객사 요구사항, 글로벌 ESG 평가지표 및 규제당국 현황 등의 내용을 보고서에 추가해 평가의 완전성과 정확성을 강화했다고 평가받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해당 평가를 통해 도출된 1순위 이슈인 '탄소 중립(넷제로, Net Zero)' 등 환경(Environment)과 관련한 성과 및 목표를 보고서에 상세히 담았다.
먼저 지속 가능한 저탄소 친환경 사업장 구축을 위한 성과와 향후 목표를 공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BAU(Business As Usual) 대비 RE100 달성률 24.8%를 기록했다. 더불어 2030년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장 및 공급망 전체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각각 32%, 36% 감축하고 용수 재활용 및 재사용률 20%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바이오 제약 업계 ESG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한층 강화할 수 있었다"며 "꾸준하고 투명한 ESG 경영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바이오산업 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실현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번 보고서에서 바이오·제약 업종 특성에 부합하는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의약품 접근성 확대', 'R&D(연구개발) 혁신', '제품 품질 및 환자 안전' 등의 중요 이슈를 도출, 관련된 사업 성과를 밝히고 지속적인 이행 노력 방침을 알렸다.
이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품질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의약품 선택 옵션을 확대하고 환자의 의료 비용 및 정부의 의료 재정 부담을 완화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의료 시스템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앞으로도 책임경영과 기업윤리를 실천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성장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증권계에서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ESG 경영을 강화하는 것은 글로벌 진출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주요 협력사를 대상으로 ESG 멘토십 프로그램을 개최하며 자사만의 ESG 경영이 아닌 자사 사업 밸류체인 전체의 ESG 수준을 동시 제고하려는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있다"라며 "이는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의 ESG 요구 수준이 해당 기업 자체 ESG 경영만이 아니라 공급망 전체에 어떻게 관여하며 제품을 공급하는지로 포괄적으로 판단하는 기조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평가에서 기후변화대응 부문 리더십(-A) 등급 획득. 아스트라제네카, GSK, 존슨앤드존슨, 사노피 등과 같은 등급으로 한 단계 격상. 에코바디스 ESG 평가에서도 상위 1% 내 속하는 최상위 등급인 플래티넘 등급을 획득했다"라면서 "빅파마는 ESG를 생산업체 선정 기준에 포함시키고, ESG 평가 등급 격상은 중장기적인 빅파마 수주를 보장한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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