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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이복현 금감원장, 상법 개정 '총대'···"배임죄 폐지해야"(일문일답)

증권 증권일반

이복현 금감원장, 상법 개정 '총대'···"배임죄 폐지해야"(일문일답)

등록 2024.06.14 16:15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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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안윤해 기자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안윤해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상법상 특별배임죄에 대한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14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상법 개정 이슈 관련 브리핑'에서 "배임죄는 세계 주요 선진국 어디에도 없는 제도로,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과거 일본 제도 중 일부를 들여온 것인데 일본에선 사실상 없거나 운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임죄 의율을 많이 해본 입장에서 문제 의식을 갖고 말씀드리는 것이 설득력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의 일문일답 주요 내용이다.

▲해외 입법 사례가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사의 충실의무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 아닌지
=대부분 해외 입법례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반영된 측면이 있다. 입법으로 반영되거나 법원의 해석을 통해서 반영됐거나 규정상 반영 됐거나 다양하다. 정량적으로 모든 주주 이익을 똑같이 고려하자는 취지가 아니다. 자본거래, 특이한 형태의 거래, 특정 주주들에게 현저히 나쁜 영향 있을 수 있다는 경우에 대해서 그 부분에 대해 공정성 판단을 함으로써 그들의 이익을 고려하는 것이다. 기계적으로 모든 주주의 이익을 1대 1로 고려하자는 게 아니다. 모든 사람의 이익을 비례적으로 반영하자는 것은 아니다.

▲경영 판단 원칙이 도입되면 지배주주가 책임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법원도 경영판단 원칙을 현실적으로 도입해서 판례들을 추려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국내 법원이 참고하고 있는 기업의 선진 사례는 오랜기간 동안 경영판단 원칙이 축적돼 있다. 이사회가 내용적 측면에서 지켜야할 기준을 명확히하고 절차적으로 뭘 거쳐야하는지 명확히 하므로써 특정 선택지에 다다르는 과정에서 어떤 대안이 있는지, 대안의 장단점, 이에 따른 회사의 이익과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균형있게 고려됐는지 판단하는 것이다.

경영 판단 원칙 도입은 선언적이 아니라 이사회가 절차를 통해 구체적이고 개별적으로 명시해야 한다"며 "민주적 의사결정 절차는 정당화 측면이 있고, 이런 절차를 거쳤다면 당연히 경영진은 형사처벌 위험에서 빼줘야 한다

▲모든 경영활동에 주주 충실의무를 적용하면 정상적인 경영 활동 불가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의사 결정의 중요성 및 이해관계 충돌을 살펴볼 때 경영판단원칙 적용해야 한다는 명확한 사안들이 있다. 손익 거래의 경우 판단이 쉽기 때문에 굳이 경영 판단의 복잡한 원리까지 갈 필요가 없는 것이고, 어떤 비정상적 거래에 있어 실제로 경영 판단의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라든가 대상은 되게 한정적이다.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대한 것이 전혀 아니기 때문에 오해가 좀 없으셨으면 한다.

▲상법 개정안에 경영 판단의 원칙을 추가해도 주주 소송 남발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있는데 입장이 궁금하다.
=배임죄는 전 세계 주요 선진국 어디에도 없는 제도다. 그로 인해 회사법적 영역에서의 건강한 토론과 제도를 저해하는 측면이 있다. 배임죄에 대해 유지냐 폐지냐라는 입장을 말씀드린다면, 개인적으론 폐지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정부에서도 논의할 때 폐지가 필요하다고 강하게 입장을 낼 생각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배임죄가 있는 것을 기초로 해서 환경이 구성돼있고 해석법에서 일부 부족한 부분을 형사적 책임 구함으로써 이해관계자들이 절차 진행했던 구조를 본다면, 꼭 폐지가 어렵다면 사적 요건 추구 등을 명시해 정말 나쁜 짓을 할 때만 적용하는 것으로 한정해야 한다.

형법상의 배임죄가 있지만, 상법에도 특별배임죄가 있어서 사실 형법에 어울리지 않는 과도한 형사처벌 규정이 있다. 경영판단원칙 명확히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도입해서 이사회 부담도 줄이고 소액주주 등 이사회에 요구할 수 있는 내용을 명확히 담고 그 과정을 통해 형법과 회사법 체계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된다면 상법에서의 특별배임죄는 폐지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법무부가 상법 개정에 대해 다소 회의적이었다. 법무부의 기류 변화가 있는지?
=사실 정부 내에서 건강한 토론을 위해서라면 각자의 입장은 각자가 얘기하는 게 사실 좋을 것 같다. 다만 저도 법무부에서 근무한 바, 법무부는 건강한 토론에 열려 있는 조직이다. 정부 의견이 하나로 요약되면, 금감원장으로서 당연히 정부의 의견을 어느 누구보다 지지하고 따를 입장이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토론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 경제팀 내에서 합의가 된 사항인가
=정부의 공식 입장은 정해진 건 없다. 기재부, 금융위, 법무부도 실무적으로 검토하거나 수장의 입장은 있지만 얘기하지 않는 것이다. 저도 안하는게 맞고,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단편적으로 나오는 이야기 때문에 혼란이 있다 보니 비판 받을 것을 감수하고 금감원장으로서의 생각을 말씀드리는 것이다. 합의된 것은 아직 없고 결론을 찾아가는 중이다. 세미나든, 공청회든, 토론회든 의견을 모으고 있다.

▲과거 검사 시절 배임죄 기소를 했다. 그때와 지금의 입장이 달라진 것인지.
=생각이 바뀐 것은 전혀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전현직 검사를 통틀어서 배임죄 의율을 가장 많이 해보거나 고민을 많이 한 사람 중 하나다. 그런 제가 이렇게 문제 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배임은 말씀드린 것처럼 타인의 임무를 다루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해 손해를 끼친 경우에 죄가 되는 것이다. 어떤 구성 요건도 이렇게 되는 건 사실 잘 없다. 과거 일본 제도 중 일부를 들여온 것인데 일본에선 사실상 없거나 운영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광범위하고 있고 지금은 미필적 고의까지 적용하고 있어 범위가 넓다. 이런 문제의식을 많은 검사들이 가지고 있다. 오히려 거꾸로 배임죄 의율을 많이 한 입장인 제가 말하는 게 더 설득력 있지 않을까 싶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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