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서영 삼성전자 프로는 20일 삼성전자 뉴스룸 인터뷰를 통해 "향후에는 타이젠 플랫폼 관점에서 AI 기능을 강화해 사용자에게 더욱 의미 있는 AI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TV에 AI를 입히는 데도 타이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황서영 프로는 "삼성 TV는 업스케일링 등 화질 및 음질 개선을 위해 과거부터 AI 기술을 활용해 왔지만, 2024에는 타이젠 OS에 대폭 향상된 하드웨어까지 힘을 합쳐 온디바이스 AI가 빛을 발하고 있다"며 "자막을 인식하고 위치를 자동으로 조정한다거나, 게임 장르를 인식해 자동으로 최적의 화면모드를 적용, 계정 기반으로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다양한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서버 클라우드, 온디바이스, 엣지를 모두 포함하는 플랫폼 기술이 필요한데 타이젠 플랫폼이 이 점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시 초기부터 모바일, 웨어러블, TV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지원했을 만큼 유연한 타이젠 OS는 지금도 다양한 디바이스 폼팩터(form factor)를 지원하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하나의 코드 베이스로 여러 해상도·비율·폼팩터를 한꺼번에 대응할 수 있어 앱 개발이 효율적이다. 타이젠은 실제 스마트 TV와 모니터는 물론, 빔프로젝터, 그리고 The Wall을 비롯한 B2B 사이니지 제품까지 탑재돼 여러 기기에서 상황에 알맞은 스마트 경험을 선사한다.
CES 2024를 통해 첫 선을 보이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AI 컴패니언 '볼리(Ballie)'에도 타이젠 OS가 탑재된다. 또 다른 타이젠 OS 개발진인 정선용 프로는 "엣지 기술을 활용해 볼리 제품 안에 탑재된 고성능 컴퓨팅 리소스를 이용하면 초연결을 통한 AI 기술의 활용 사례가 될 것"이라며 "타이젠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개발진들은 기존에 쓰고 있던 OS 오르세이에서 타이젠으로 교체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에 오픈소스 플랫폼 타이젠을 처음 적용하기 이전에는 2011년부터 선보인 폐쇄형(closed) 플랫폼 오르세이 OS를 활용하고 있었다. 오르세이와 타이젠은 '자사 주도의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반면, 연산처리 방식에서는 싱글과 멀티로 큰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강영수 프로는 두 OS의 프로세스 차이를 '목적지로 가는 방식'에 비유했다. 그는 "싱글 프로세스 기반인 오르세이는 여러 사람이 '한 대의 버스'를 타고 각각의 목적지로 이동하는 방식"이라며 "각자 필요한 것을 다 같이 싣고 목적지를 향해 가다가, 한 사람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동승자 모두가 영향을 받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멀티 프로세스 기반의 타이젠은 사람들이 '각자의 승용차'를 타고 목적지로 이동하는 것이다. 그래서 각자 목적에 맞게 준비 물품을 효율화할 수 있고, 만약 문제가 생기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지 않고 개별적으로 집중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스마트 TV에서의 다양한 요구사항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타이젠의 멀티 프로세스 구조가 훨씬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두 OS간 더 큰 차이는 개방성에 있다. 폐쇄형 OS는 개발 주체가 운영체계를 완전히 소유하고 통제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단독 개발, 기능 점검, 품질 관리 측면에서 특히 유리하다. 반대로 개방형(Open) OS는 소스코드가 공개되며 수정과 배포가 비교적 자유롭다. 다양한 개발자들을 유치하기에 유리할 뿐 아니라, 개발을 위한 툴도 서로 만들어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통적인 TV 기반으로 방송과 외부 입력에 기반한 부가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오르세이는 폐쇄형 OS였다. 그에 비해 타이젠은 확장이 용이한 오픈소스 플랫폼이다. 변광섭 프로는 "다양한 외부 개발자를 유입시켜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이 타이젠 도입의 가장 큰 목적이었다"라고 밝혔다.
타이젠 OS는 TV가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까지 생태계를 확장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이다. 단순한 기기 간 연결을 넘어 운영체제와 서비스, 콘텐츠 간의 경험까지 광범위하게 연결하며 이미 대세가 된 스마트 홈 라이프를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줄 최적의 OS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출시된 삼성 스마트 TV 약 2억7000만대에 탑재되어 단일 규모로는 업계 최대를 자랑한다. 그동안 판매되어 사용 중인 TV까지 생각하면 타이젠 OS가 탑재된 삼성 스마트 TV는 수억 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선용 프로는 "삼성 TV는 매우 직관적 구조를 갖췄다"며 "메뉴만 보아도 전체를 파악할 수 있고, 원하는 설정을 위해 눌러야 하는 버튼이나 동작들이 적어 스텝 수가 확 줄어드는데 이런 점이 다른 운영체제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타이젠의 이점 중 하나는 새로운 스마트 경험을 소비자에게 빠르게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비자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이 가능하다. 정 프로는 "개방형이지만 자체 개발한 OS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원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제약 없이 시도하고 빠르게 제공할 수 있다"며 "삼성 TV 플러스처럼 타이젠 기반으로 기존의 TV 사용 경험을 유지하면서 OTT나 VOD 서비스를 구현했고, 최근 출시한 게이밍 허브도 반응이 굉장히 좋다"고 설명했다.
타이젠 OS는 스마트TV 서비스가 주요 수익원으로서의 경쟁력을 갖추는 데도 일조했다고 봤다. 정선용 프로는 "삼성 TV 플러스나 게이밍 허브 등 소비자 경험을 고려한 다양한 서비스와 광고 수입이 매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사업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플랫폼 개선과 라이센싱 제품군 확대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개발진들은 추후에도 사용자들에게 특별한 스마트 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삼성 타이젠 OS를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다. 전선용 프로는 "타이젠은 앞으로 무한한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미래로 가는 사다리'"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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