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증가세 둔화에도 고금리에 연체율↑"특히 자영업자 연체율이 가파른 상승세""새출발 기금 통한 조정·모니터링 강화 必"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정기회의(금융안정회의)를 열고 올해 1분기 말 가계신용은 1882조8000억원으로 예년에 비해 낮은 증가율(전년동기 대비 1.6%)을 보였으며, 기업 대출 역시 1866조4000억원으로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밝혔다. 반면 높은 연체율은 문제로 꼽혔다. 우선 가계대출 연체율의 경우 지난해 말 대비 0.09%포인트(p) 상승한 0.98%, 기업 대출은 동기간 0.59%포인트 상승한 2.31%를 기록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체율 상승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채무상환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늘어난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한은은 "대출 증가세는 둔화 추세지만 연체율은 계속 상승하는 가운데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은 2022년 하반기부터 가계대출 연체율보다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이런 경향은 취약 차주에서 뚜렷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자영업자 연체율은 2022년 분기 0.5%에서 올해 1.52%로 급하게 높아졌다. 특히 상환능력이 부족한 자영업자 취약 차주의 연체율이 높게 상승했으며, 취약 차주 수 비중도 가계(6.4%)보다는 자영업자(12.7%) 중심으로 높아졌다.
이같은 연체율 상승세는 연체 차주 수 자체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됐다. 한은에 따르면 1분기 말 연체 차주 수 비중은 가계가 1.72%에서 2.31%, 자영업자가 1.57%에서 4.20%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정책적인 채무 재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융당국 채무 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졌거나 회생 가능성이 없는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새출발 기금 등을 통한 채무 재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가계 및 자영업자 차주의 재무 건전성 변화가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 또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실물경기 회복 흐름 속에 금융기관의 복원력 및 대외지급능력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종합 진단했다.
다만 "차주의 상환 부담 지속, 부동산 PF 시장 부진 등에 따른 금융기관 자산건전성 저하 우려가 불안 요인으로 잠재해 있다"며 "금융시스템의 단기적인 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금융 불안 지수(FSI)는 2024년 5월 15.9를 기록하며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비은행금융기관의 연체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주의 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시스템 내 중장기적 잠재 취약성은 완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민간신용 레버리지가 하락하는 가운데 주택시장이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가는 등 금융 불균형 축소가 지속되고 있다"며 "또한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불확실성 및 환율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대외부문 건전성도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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