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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대차, 아이오닉 9 출시 올해 넘기나

산업 자동차

현대차, 아이오닉 9 출시 올해 넘기나

등록 2024.07.10 08:30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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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출시' 방침, 내부서도 확정 못 한듯'내수 판매 고전한' EV9 부진에 고민美 성과 기대해볼 만···대선 결과가 변수

현대자동차가 출시를 준비 중인 준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9'의 콘셉트 카 '세븐'. 사진=현대자동차 제공현대자동차가 출시를 준비 중인 준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9'의 콘셉트 카 '세븐'.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개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준대형급 스포츠형 다목적 전기차(전기 SUV) 아이오닉 9의 출시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 당초 올해 말에 출시될 계획으로 알려졌지만 대내외적 변수가 큰 점을 고려해 내년 초로 출시 시점이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아이오닉 9의 출시 시점을 당초 계획했던 올해 말로 못 박지 않고 유동적으로 조정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아이오닉 9 개발 프로젝트의 막바지 절차를 밟고 있다.

아산공장에서 초도 물량이 생산될 아이오닉 9은 올해 말 국내 시장에서 먼저 출시하고 내년부터 해외 시장에서 판매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특히 내년 준공되는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도 아이오닉 9이 양산될 예정이기도 하다.

현대차 측은 "올해 안에 아이오닉 9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국내외 전기차 시장에 내재된 변수가 기존의 방침을 흔들고 있다.

끝이 안 보이는 '국산 전기차 캐즘'이 최대 걸림돌


아이오닉 9은 당초 '세븐'이라는 이름의 콘셉트 카에서 시작된 차다. 이 차의 원래 이름은 아이오닉 7이었다. 그러나 지난 3월 아이오닉 9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지난 7일 폐막한 2024 부산 모빌리티쇼에서 이 차가 공개될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이오닉 9은 아산공장이나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 주변에서 위장막을 입은 실차가 돌아다닌다는 이야기만 있었을 뿐 확실한 출시 계획이 전해지지 않으면서 의혹을 키웠다. 특히 부산 모빌리티쇼 공개가 무산되면서 '출시 연기설'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아이오닉 9 출시 연기설의 가장 큰 배경은 전기차 시장의 수요 정체기, 일명 '캐즘' 때문이다. 국산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사실상 멈췄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 상반기 3만3379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는데 이는 1년 전보다 판매량이 무려 48.4% 급감한 것이다.

특히 아이오닉 9과 같은 차급으로서 기아가 지난해 국내외 시장에 선을 보인 준대형 전기 SUV EV9의 판매 부진도 아이오닉 9 출시 연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EV9은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1225대가 팔리는데 그쳤다. 1년 전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8.2% 줄어들었다. EV9의 상반기 판매량은 기아가 내놓은 전 차종 중에 상용 부문인 버스를 빼면 최저 수준이다. 중형 전기 SUV인 EV6 역시 판매 부진이 심상치 않다.

국산 전기차, 특히 준대형 전기 SUV에 대한 시장의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고 영업 상황도 녹록지 않기에 계획대로 연말에 아이오닉 9을 내놓는다고 해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살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시장 안팎에서는 전기차를 구매할 만한 사람들 대부분이 전기차 구입을 마쳐 재구매 수요가 당분간 쉽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구매 수요가 일시적으로 급감하는 '캐즘'을 보내고 난 뒤에 신차를 내놔도 늦지 않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셈이다.

나라 밖으로는 '트럼프 변수'가 골칫거리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아이오닉 9의 출시 시점을 고민케 하는 요소가 전기차 시장의 캐즘이라면 해외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여부가 변수로 꼽히고 있다.

미국에서는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현재 판세는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을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트럼프가 만약 11월 본선에서 바이든을 꺾고 내년 1월 백악관으로 복귀할 경우 전기차 시장 성장은 말짱 도루묵이 될 수 있다.

친환경 정책에 우호적이었던 바이든과 달리 트럼프는 화석연료와 자동차 연비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 기조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당선은 곧 '전기차 수난 시대' 진입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고 싶은 현대차에게 미국은 기회의 땅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이 5만대에 육박할 정도로 꾸준히 판매량을 늘리며 테슬라에 이어 미국 전기차 브랜드 순위 2위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준대형 전기 SUV에 대해 이렇다 할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미국 시장의 영업 성과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따라서 미국에서의 성과를 극대화하려면 최대한 시장 여건이 좋을 때 아이오닉 9을 출시하는 것이 효과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이 말인 즉슨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현재보다 계획이 더 틀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다.

결국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의 결과와 새롭게 출범할 미국 행정부가 어떤 기조의 전기차 관련 정책을 내놓느냐에 따라 아이오닉 9 출시 시점도 최종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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