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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이중고 빠진 부광약품, '라투다'로 분위기 반등할까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이중고 빠진 부광약품, '라투다'로 분위기 반등할까

등록 2024.07.26 11:15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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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영업손실 25억원, 전년 동기 대비 185% 증가자회사 연구개발비로 손실 지속···고강도 경영효율화 나서조현병 치료제 '라투다' 출시, 8월부터 매출 본격화 예고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적자지속에 신약 임상 중단까지 '엎친 데 덮친 격'인 부광약품이 조현병 약 출시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회사 측은 하반기 본격적인 매출 신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광약품은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2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전년 동기보다 손실 폭이 18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연결 기준 매출은 368억원으로 같은 기간 15% 감소했다. 순손실은 35억원이었다.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 367억원, 영업이익 23억원으로, 올해 1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부광약품은 지난 2022년 OCI그룹에 인수된 후 연결 기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22년 영업손실은 2억3000만원대에 머물렀지만 지난해에는 375억원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11월엔 20년 넘게 회사에서 일하고 8년 넘게 회사를 이끌었던 유희원 전 부광약품 대표이사가 실적 부진 책임을 지고 자진 사임하기도 했다.

회사는 지난해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겸 부광약품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돼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장기매출채권 회수로 정상매출채권 비율을 높이고 매출채권회전일수를 단축해 영업현금흐름을 개선했고, 의약품 등의 출고 조정을 통해 유통재고 관리 등 영업 건전성을 적극 제고했다. 이에 따라 매출채권이 지난해 말 351억원 대비 올해 상반기 215억원으로 38.6% 감소했고, 유통재고 규모도 지난해 6월 635억원에서 올해 1분기 183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회사 측은 이밖에 매출채권회전일(101일→68일) 등 주요 경영 지표가 모두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주요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지속되는 이유는 자회사 연구개발(R&D) 비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자회사 콘테라파마, 프로텍트 테라퓨틱스 등에 투입된 연구개발비는 90억원에 이른다.

또 중추신경계(CNS) 제품, 간질환 치료제 '레가론', 당뇨병성 다발성 신경염 치료제 '덱시드' 등 전략 품목에 대한 처방 성장률도 2.2%로 나타나, 지난해 4분기(7.0%), 지난 1분기(4.9%)와 비교하면 성장세가 둔화했다.

핵심 파이프라인 'JM-010' 전면 임상중단


실적 부진에 따른 '반전 카드'가 절실한 가운데 회사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주목 받던 신약마저 올해 임상이 전면 중단됐다.

부광약품은 지난 5월 유럽 임상 2a상 시험에 실패한 자회사 콘테라파마의 파킨슨병 이상운동증 치료제 'JM-010'에 대한 임상 시험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덴마크 자회사 콘테라파마는 프랑스 등지에서 이상운동증상을 겪는 파킨슨 환자 81명을 대상으로 JM-010 2개 용량을 투여, 12주간 치료 후 통합이상운동증평가 스케일(UDysRS) 총점 변화량을 측정했다.

톱라인(주요지표) 분석 결과 JM-010은 위약(가짜약)군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감소를 보이지 못했다.

JM-010은 파킨슨병 치료제인 레보도파로 인한 이상운동증을 치료하기 위해 콘테라파마에서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기존에 미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서방형 아만타딘(amantadine)을 제외하면 파킨슨병 관련 이상운동증 치료제로 허가된 제품이 없었다는 점에서 기업가치 상승을 위한 핵심 요소로 주목받던 파이프라인이다.

임상 전면 중단으로 인해 계획했던 자회사 콘테라파마 기업공개(IPO)도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김지헌 부광약품 연구개발본부 본부장은 "지난 5월 발표한 자회사 콘테라파마의 JM-010의 유럽임상 결과가 아쉽지만, 콘테라파마는 이밖에도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CP-012'라는 파킨슨 환자의 Morning Off (아침무동증) 치료제를 개발 중"이라며 "CP-012의 임상 1상과 전임상 단계의 파이프라인의 조기 결과 도출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오픈 이노베이션 및 투자유치 방안을 모색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전 카드' 라투다에 희망 걸어


부광약품 입장에서는 올 하반기 실적개선이 절실하다. 바이오사업 진출을 위해 부광약품을 인수한 OCI그룹이 2025년 말까지 부광약품 지분을 추가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라서다.

최대주주 OCI홀딩스는 지난 1분기 기준 상장 자회사인 부광약품의 지분을 11.32% 갖고 있다. OCI홀딩스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18조에 따라 지분 약 19%를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편법적 지배력 확대 차단을 위해 상장 자회사 지분 30%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OCI홀딩스의 차입여력은 충분하지만 부광약품이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신약 파이프라인에도 진전이 없는 상황이 계속되면 OCI그룹 차원에서 투자 방향 선회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부광약품 측은 8월 발매 예정인 조현병·양극성장애 치료제 '라투다'(성분명: 루라시돈염산염)에 기대를 걸고 있다.

부광약품은 지난 5월 대표이사 직속 중추신경계(CNS)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발매 전 마케팅활동에 돌입한 상태다. 정신과, 신경과 시장에 마케팅 영업활동이 증가하면서 전략 제품군으로 선정된 CNS는 전년 동기 대비 10% 성장률을 기록했다. 주력 제품인 덱시드·치옥타시드도 6.8% 성장률을 보였다.

부광약품은 라투다 국내 판매를 통해 국내 조현병 및 양극성 장애 시장에서 발매 3년 차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향후 3년 내 CNS 사업본부에서 연간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라투다는 미국과 유럽연합 등 53개 국가에서 발매됐으며 2022년 기준 북미 매출 약 2조6000억원을 달성한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약 24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조현병 치료제 시장은 한국오츠카제약 '아빌리파이정'이 지난해 600억원 넘는 매출을 달성하며 부동의 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라투다는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성분의 약물인 만큼 의료진과 환자에게 생소해 초기 진입장벽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보다 체중 증가, 여성 생리불순, 이상지질혈증, 고혈당증 같은 대사계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을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 빠른 매출 신장을 위한 관건으로 보인다.

김성수 부광약품 경영전략본부 본부장은 "올해 상반기는 전략적인 영업 및 재무 개선으로 수익성과 성장기반을 확보했으며, 별도기준으로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흑자를 지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목표는 별도뿐만 아니라 연결 기준으로 흑자를 달성하는 것이며,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신규 인센티브 제도 도입을 통해 라투다를 비롯한 전략품목의 영업강화와 비용절감 및 효율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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