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집중 교섭 앞두고···회사 출근 금지 지침 내려영업이익 목표치 11.5조원···성과급은 0~3% 수준29조 넘으면 50%···"EVA 아닌 영업익으로 산출해야"
지난 25일 전삼노는 총파업 호소문을 통해 노조원에게 이번 주말부터 무조건적인 회사 출근 금지 지침을 내린다고 밝혔다. 전삼노는 "사측은 파업에도 경영 손실이 없다며 여유로운 척하고 있으나 품질검사를 건너뛰고 생산 현장 인력 부족을 오피스 인력 등으로 대체하는 등의 임기응변으로 하루하루 위기를 모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8인치 라인의 생산량이 5분의 1로 감소했고 반도체 TAT 3주 공전 주기도 점점 다가오고 있다"며 "사측은 더 이상 파업으로 인한 경영 손실이 없다면서 여유 부리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백조 유보금을 쌓아둔 사측에 대항해 싸운다는 건 이전에는 생각지 못한 일이었으나 이번 총파업을 통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 주 교섭을 앞둔 삼성전자 노사는 초과이익성과급(OPI) 기준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양측은 지난 23일 9차 교섭에서 성과급 제도 개선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전삼노 측은 "영업이익 11조가 나더라도 직원들에 성과급 0~3%라고 하는 건 성과가 없었다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29조일 때는 50% 지급이 가능하다"고 맞섰다.
올해 초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은 연간 영업이익 목표치를 11조5000억원으로 정하며 이를 달성해야 최대 3%의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전삼노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세운 현대차 영업이익(15조원)과 비교하며 사측이 세운 영업이익 목표치는 엄청난 성과임에도 성과가 없었다고 밝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OPI는 메모리, 무선 등 삼성전자 사업부별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넘었을 때 '초과이익'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된다. 증권가에선 올해 DS부문은 D램 및 낸드 가격 상승, 재고 평가손 환입, 세트 수요 회복 등을 이유로 25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OPI 지급액은 40% 수준으로 예측된다.
그동안 DS부문 소속 직원들이 받았던 OPI는 다른 사업부를 크게 상회한다. 지난해 OPI는 적자가 15조원 가까이 쌓이면서 0%에 그쳤으나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연속 50%를 받았고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7년과 2008년에도 각각 15.7%, 1.4%가 지급됐다. 또 만약 올해 영업이익이 29조원을 넘으면 50%까지 지급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노사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건 초과이익을 EVA(Economic Value Added·경제적 부가가치) 방식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EVA는 영업이익에서 법인세 등 자본비용을 제외한 금액으로 자본비용이 높으면 EVA가 낮아지게 된다. 전삼노는 EVA를 어떻게 산정하는지 그 누구도 알 수 없어 성과급 지급 기준을 영업이익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삼노는 "OPI 기준을 영업이익으로 변경했을 때 조작이 불가능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측이 지급 결정한 성과급의 객관적 판단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성과가 높은 사업부 전체에 50%를 지급하고 남아도 이익이 좋지 않은 사업부에 나눌 수 있는 금액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실적이 좋지 않은 사업부도 성과급 지급액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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