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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비만 치료제, 하반기 양강 체제 흔들 후발주자는?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비만 치료제, 하반기 양강 체제 흔들 후발주자는?

등록 2024.08.05 16:10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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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라이릴리·노보노디스크, 시장 점유율 90% 수준후속 물질 개발로 양강 체제 굳히기 나서암젠 등 하반기 임상 결과 예고하며 추격 박차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가 양강 체제를 굳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의 추격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릴리와 노보는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후속 물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올해 상반기 비만 치료제 시장을 양분하며 양사 합쳐 90%에 달하는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BMO 캐피탈 마켓(Capital Markets)은 연간 체중 감량 약물 판매가 2033년까지 1500억달러(약 20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이는 불과 1년 전 1000억달러(약 135조원) 수준으로 예측된 것에 비해 급증한 수치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후속주자로 나선 기업도 비만 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실제로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80개가 넘는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이 인체 실험 단계에 들어간 상태다. 관련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특히 바이킹 테라퓨틱스와 로슈, 암젠이 개발 중인 후보물질이 양강 체제를 흔들 유망한 치료제로 여겨진다.

지난 3월 바이킹 테라퓨틱스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 'VK2735' 임상 2상 결과를 보고했다. 2상 연구에서 VK2735를 복용한 환자는 13주 후 평균적으로 체중의 약 15%를 감량했고, 위약 투여 환자에 비해 체중이 13.1% 감소하는 등 긍정적 결과를 보였다. 당일 주가는 전일대비 22% 이상 폭등했고, 일라이 릴리 주가는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VK2735는 GLP-1 계열 후보물질로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와 같은 계열이지만 주사제가 아닌 경구용이라는 장점이 있다. 바이킹 테라퓨틱스는 주사제에 비해 구토 등 부작용이 덜한 것으로 보고됐다.

지난달에는 VK2735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을 예상보다 빨리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브라이언 리안 바이킹 테라퓨틱스 CEO는 "이후 연구에서 VK2735를 월별 주사 제형으로 테스트할 것"이라 말했다.

당일 바이킹 주가는 37.69% 상승한 반면 릴리와 노보 주가는 각각 3.1%, 1.88% 하락하며 시장이 경쟁 치료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걸 방증했다.

로슈는 지난 5월 주사제 제형 'CT-388'과 지난달 경구용 제형 'CT-996'에 대한 임상 1상 시험 결과를 각각 발표했다.

CT-388은 투약군이 위약군에 비해 24주 후 체중이 18.8% 감량하는 결과가 나와 현재 2상에 돌입했다. 1일 1회 복용하는 경구용 제형 후보물질인 CT-996은 지난달 2형 당뇨병이 없는 비만 환자 대상 임상 결과 4주 만에 평균 체중이 4.1% 감소한 결과를 보여 내년 2상 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토마스 쉬네커 로슈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구성원에게 보낸 메모와 외신 인터뷰 등을 통해 "사람들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2028년까지 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회사 측이 예상했던 출시 시점인 2030년에 비해 앞당겨진 날짜로, 로슈 측이 임상 결과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해석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암젠은 지난 5월 경구용 약물인 'AMG 786'의 개발을 포기하고 월 1회 투여하는 GLP-1 작용제/GIPR 길항제 '마리타이드(MariTide, AMG 133)' 임상개발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마리타이드는 젭바운드와 동일하게 GLP-1 호르몬을 타깃으로 삼아 작용하는 물질이다. 하지만 젭바운드와 달리 마리타이드는 GLP-1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차단한다는 차이가 있다. 또 이 약물은 주 1회 주사해야 하는 젭바운드와 위고비와 달리 한 달에 한 번 주사하는 장기지속형 물질이다.

암젠은 지난 2월 마리타이드의 체중감량 효과가 최대 14.5%이며, 최장 150일까지 평균 11%대로 체중이 감량된다는 긍정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외신에 따르면 회사 측은 비만 치료제가 후기 임상 단계에 진입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다면서 '마리타이드'(MariTide)의 임상 2상 시험의 중간 분석 결과가 "고무적"이라고 밝혔고, 당일 주가는 두 자릿수로 급등했다.

로버트 브래드웨이 암젠 CEO는 실적 발표 자리에서 2상 중간 연구 결과를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이 약의 "차별화된 프로필"에 대해 "확신"한다고 말했는데, 전체 데이터는 연말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3상 임상시험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베링거인겔하임이 덴마크 기업 질랜드 파마와 함께 '서보듀타이드'를 개발 중이고,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역시 경구용 비만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시장이 경쟁 후보물질 임상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릴리와 노보의 양강 체제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망 후보물질이 모두 아직 임상 단계로, 빨라도 2~3년 후에야 출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릴리와 노보 역시 후속 물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릴리와 노보는 시장 점유율 유지를 목표로 경구용 제형 개발을 진행하는 동시에 더 효과적인 치료제 출시를 목표로 여러 후보물질을 테스트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보는 경구 제형 위고비에 대한 3상 임상시험 프로그램을 거의 완료한 상황으로, 장 호르몬에 작용하는 '카그릴린타이드'라는 화합물과 위고비를 결합한 약물인 주 1회 주사제인 '카그리세마' 개발 후기 단계에 진입했다.

카그리세마는 중간 단계 임상시험에서 과체중 또는 비만인 당뇨병 환자의 체중을 32주 후 15.6% 감량하는 효과를 보였고, 올해 말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68주 연구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릴리는 노보의 위고비가 심장 위험 감소로 적응증을 확대 승인 받은 것에 맞서 젭바운드 적응증 확대 승인을 위해 임상을 진행 중이다. 젭바운드의 심장 관련 임상시험인 'SURPASS-CVOT'는 2025년 데이터를 생성할 예정으로 약 2년 후 적응증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다.

또 내년에 주요 데이터 판독을 앞두고 있는 경구용 GLP-1 계열 약물 '오르포글리프론'과 '레타트루타이드'라는 주사제 치료제가 3상 시험 중에 있다. 회사는 2025년 두 약물에 대한 후기 임상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으로, 비만 치료 관련 결과는 오는 2026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레타트루타이드는 중간 단계 임상시험에서 거의 1년 만에 환자가 체중의 최대 24%를 감량하는 효과를 보였다. 이 물질은 GLP-1, GIP, 글루카곤 세 가지 호르몬을 타겟해 경쟁 치료제에 비해 더 효과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릴리는 임상 1상과 2상에서 4개의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으며, 노보는 5개의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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