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 확대에 금투세 폐지 목소리 커져금투세 도입 시 큰손 투자자 자금이탈 불가피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8.2포인트(1.49%) 내린 2530.21에 출발, 하락 폭을 줄이며 11.68포인트(0.45%) 내린 2556.73에 마감했다. '블랙먼데이'였던 지난 5일 미국발 'R(Recession·침체)'의 공포,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에 코스피는 200포인트 이상 빠지며 역대 최대 폭락장을 기록했다. 이후 지난 7일까지 연이틀 올랐으나, 이날 외인·기관 순매도세에 하락세로 전환하며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였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자 개미(개인투자자)들은 금투세 폐지에 열을 올렸다. 개미들은 온라인 종목방에서 "금융 선진화는 금투세 폐지로부터", "국내 증시를 부양하기 위해 금투세 폐지부터 해결해야 한다", "이 상황에서 금투세를 시행한다는 것은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것"등의 반응을 보였다.
금투세는 국내투자자가 국내 주식·펀드 등의 금융 투자로 연간 5000만원 이상 양도 차익을 얻는 경우 과세표준 3억원 이하는 22%, 3억원 초과는 27.5%를 납부하는 제도다. 현행대로면 금투세는 내년부터 시행된다.
개인투자자들은 양도세, 고액 소득세 등에 더해 금투세가 적용되면 최대주주를 포함한 '큰 손 개미'의 자금이탈을 부추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투세 부과 대상은 기획재정부 추산으로 증시 투자자 약 1%인 15만명 가량이나 현재 장은 큰 손들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 포럼에서 발표한 슈퍼개미 투자 규모는 최소 150조원 수준으로 이들이 증시를 떠나면 하방 압력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기관 측면에서도 추가적인 세금 문제로 국내 주식이 아닌 해외 주식이나 부동산 등으로 투자자금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외인과 큰손투자자들의 단타 매매 급증으로 증시 변동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금투세가 적용되지 않는 외국인 투자자의 단타 매매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지난 5일 외인들은 코스피에서 1조523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 과정에서 외부 변수에 취약한 한국증시 문제점도 드러나면서 금투세 폐지 당위성도 강해졌다. 코스피는 지난 5일 8.77% 급락한 후 6일 3.3%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12.4%(5일) 폭락한 뒤 10%(6일)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연구원은 "금투세를 지금 이 시기에 도입한다는 것은 국내 증시에 부정적 요소로만 작용할 뿐 득 될 게 없다"며 "하반기 미국 대선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불안 요소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금투세 도입은) 국내 증시 매력을 저하시키며, 외국인 투자자가 일본 등의 다른 나라로 자금 이동을 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도 금투세 폐지에 힘을 실었다. 지난 7일 대통령실은 국내 증시 폭락 상황을 언급하며 "정부가 제안한 금투세 폐지 방침에 대해 국회에서 전향적 자세로 조속히 논의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국민 대다수가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는 상황에서 제도 시행 여부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주가 하락 원인을 제공할 수 있는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이 강행될 경우, 대부분 중산층인 1400만명의 일반국민 투자자가 피해를 받게 될 것"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뉴스웨이 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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