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대표는 이날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소액주주 대표와 간담회를 갖고 3인 연합이 제안한 임시 주총의 목적과 신규 이사 선임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요청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일정 지분 이상을 가진 주주가 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것은 합당하다면서도, 이사회와 회사로서는 "제안한 내용에 동의해야 하는지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주총을 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그룹 내에서는 올해 초부터 모녀와 형제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모녀는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했으나 형제는 이에 반대했고, 신동국 회장이 처음에는 형제를 지지했으나 최근 모녀 측과 협력하기로 하면서 임시 주총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임 대표는 특히 신 회장이 이사회를 직접 통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며, "단지 본인이 하고 싶다는 이유라면 그건 (타당한 이유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3인 연합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주총 개최를 강행할 경우의 대응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까지는 안 가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형 임종윤 사내이사와 함께 그룹의 경영권을 확보한 임 대표는 이후 글로벌 자문사들과 협력해 투자 유치를 포함한 다양한 경영 방안을 검토했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방안을 송영숙 회장 측에 설명하려 했으나, 송 회장이 만남을 미루며 기회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신동국 회장에게도 투자 유치안을 설명하려 했으나 거부됐으며, 이후 신 회장이 3인 연합을 결성해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는 것이다.
임 대표가 제안한 투자 유치안에는 글로벌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의 협력을 통한 특수목적 기구 설립, 그리고 일정 기간 이후 KKR이 자본을 회수하고 경영권을 대주주 일가에게 이전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준용 한미사이언스 주주연대 대표 등 소액 주주는 대주주의 상속세 부담으로 인한 오버행(잠재적 주식 대량 매도) 이슈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며, 주가 부양과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주주연대는 지난 3월 주총에서 약 2.2%의 지분을 확보해 임종윤·종훈 형제 측을 지지했으며, 이번 3인 연합의 임시 주총 요구에 따라 대주주 입장을 듣기 위한 간담회를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지난달 말 임주현 부회장과 간담회를 마쳤으며, 임종윤 이사에게도 간담회를 요청한 상태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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