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SK E&S 합병안 통과···찬성률 85.75%국민연금 반대에도 ㈜SK, 소액주주들 '찬성'두산그룹도 집중···금감원·국민연금 '반대표'
찬성률 85.75%로 합병안 통과···11월 1일 합병회사 '탄생'
27일 SK이노베이션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K서린빌딩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1호 안건으로 상정된 SK E&S와의 합병 안건을 승인했다. 합병안은 참석 주주 85.75%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합병은 주총 특별결의 사항으로,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과 발행 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통과된다.
양 사 합병 비율은 1 대 1.1917417로 정해졌다. 당초 SK이노베이션과 SK E&S간 합병 비율은 1 대 2로 산정될 것이란 의견이 우세했으나, 시장 예상을 깨고 SK E&S의 비율이 소폭 낮아졌다. 업계는 이 같은 비율을 두고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의식해 합병 비율을 산정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번 합병은 SK이노베이션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합병 비율을 두고 소액주주들의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며 반대표를 던졌으나, 대다수의 소액주주와 최대 주주인 SK㈜가 찬성표를 던지며 최종 통과됐다. 합병 비율은 SK이노베이션이 장부가가 아닌 시가를 적용했고, SK E&S는 자산 가치와 수익 가치를 가중 평균한 값을 합병 가액으로 했다.
SK이노베이션도 합병과 관련한 정보 사이트를 공개하며 주주 불안을 잠재우는데 만전을 기했다. 회사는 지난 5일부터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와 포털 네이버 등에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사이트를 별도로 개설했다. 이곳에서는 ▲합병 통합 시너지 ▲일반 주주 주요 질문 및 답변 ▲임시 주주총회 소집 등 각종 정보를 마련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합병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영 사안인 만큼, 별도의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어 일반 주주와의 직접 소통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유사한 사례 두산그룹, 정부·주주와 적극적 교류 필요
아울러 이번 합병은 같은 현안을 떠안고 있는 두산그룹에도 시사하는 바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두산그룹은 지난달 15일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3사의 분할·합병과 포괄적 주식 교환 등을 결정하면서 본격적인 계열사 간 사업 재편을 예고했다.다만 두산그룹 역시 합병 비율이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합병을 앞둔 두산밥캣과 로보틱스의 합병 비율은 각각 1 대 0.63으로 제시됐는데, 양사의 실적과 몸값을 고려했을 때 두산밥캣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훼손된다는 입장에서다.
두산밥캣은 두산 그룹 내에서도 '알짜배기' 회사로 통한다. 지난해 매출은 9조원대, 영업익은 1조3899억원이다. 반면 두산로보틱스의 같은 기간 매출은 530억원, 적자는 158억원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을 비롯한 두산에너빌리티 2대 주주인 국민연금 등도 차례로 합병에 반대표를 던졌다. 금감원은 두산이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반려하고 합병비율을 공정가치로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두산로보틱스는 2차 정정 신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국민연금도 두산밥캣 소액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훼손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도 지난 25일 KBS1TV '일요 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양 사 합병 문제에 대해 "(합병 비율은) 시가를 기준으로 하게 돼 있지만 할증과 할인법에서 허용된 상태"라며 "이에 대해 주주들의 목소리가 있다면 경영진이 들을 필요가 있다"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두산그룹 역시 내달 25일 주총을 앞두고 정부 및 주주와의 적극적인 교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날 주주총회서 "회사의 장기적인 안정과 성장의 토대가 될 이번 합병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예정"이라며 "합병 완료 이후 다양한 주주 친화 정책을 적극 검토해 실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soyeo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