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유주택자 주담대 제한···금리도 평균 0.2%↑전체 보험사 주담대 가운데 삼성생명 비중 가장 높아업계 "취급 유인 적고 규모도 크지 않지만···상황 주시"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전날부터 수도권 주담대의 경우 기존 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주택 구입 자금을 제한한다고 각 영업점에 통보했다. 기존에 집 한 채를 보유한 사람이 새집을 사는 즉시 기존 집을 처분하는 조건에 대한 대출도 막았다. 원금을 일정 기간 뒤부터 갚는 거치형 대출 취급도 중단했다.
앞서 삼성생명은 지난달 28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종전보다 평균 0.2% 인상했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26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49% 올렸다.
그러나 다른 보험사들은 아직은 상황을 지켜보는 모양새다. 보험사들의 주담대 잔액이 아직 크게 늘지 않은 데다, 전 금융권 주담대 잔액 대비 차지하는 비중도 작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발표한 '보험사 대출채권 현황'을 살펴보면 6월 말 기준 보험사 주담대 잔액은 51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한국은행의 '2024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같은 기간 주담대 잔액은 1092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0조9000억원 불어났다.
보험사 주담대 상품은 취급 유인이 적고, 규모 자체도 크지 않아 가계대출에 미치는 영향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 실제 취급 평균 금리도 4% 이상으로 형성돼 있다. 소비자가 굳이 2금융권인 보험사를 찾을 이유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고객들이 받는 금리를 높이려면 가산금리를 높여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실제로 주담대 잔액이 크게 늘지 않고 있기도 한 상황에서 강화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8월 기준 생보사들의 주담대(고정금리·분할 상환 방식) 금리는 3.59%~6.83%로 전달(3.82~6.94%) 대비 하단은 0.23%포인트, 상단은 0.1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그러나 전월 취급 평균 금리는 4.05~6.25%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삼성생명이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 까닭은 보험사 주담대 잔액 가운데 삼성생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삼성생명의 주담대 잔액은 23조원 정도로 보험사 주담대 절반 수준이다.
업계는 삼성생명의 비중이 큰 이유를 두고 업계 평균보다 다소 낮은 금리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올해 1~8월까지 삼성생명의 주담대(일반형) 최저금리는 3.59~4.11% 수준으로, 한화생명(4.18%~4.67%), 교보생명(4.23%~4.75%)보다 낮았다.
다만 보험사 주담대 잔액이 감소한 것은 올해 6월 말 기준이라, 잔액이 감소했다고 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대출 신청을 하더라도 심사와 자금 집행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만큼 연말에는 수치가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는 주담대가 주력사업이 아니다"라며 "은행의 경우 어느 한 군데가 움직이면 정책적으로 모두 움직이지만, 보험사들은 경영상의 판단에 따라 다르다. 또 보험사 주담대 잔액의 경우 삼성생명의 물량이 대부분이라. 흐름 자체도 아직 풍선효과를 느낄 정도는 아닌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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