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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역성장 하는 서경배···'승계'도 묘연

등록 2024.09.11 08:01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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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兆' 단위 몸값 만들었지만···자회사 부진에 성장세 꺾여'재계 순위'도 4년 새 11계단 하락···매해 낮아지는 추세"장녀 휴직 차녀 존재감 부각"···후계구도 변화 가능성↑

역성장 하는 서경배···'승계'도 묘연 기사의 사진

글로벌 화장품 기업으로 성장한 '아모레퍼시픽' 지주사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성공 배경엔 서경배 회장이 빠질 수 없다.

서 회장은 지난 1997년 그룹 모태인 태평양화학을 아버지인 고(故) 서성환 창업주로부터 물려받으며 대표이사 자리에 앉게 됐다. 이후 2002년 아모레퍼시픽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2006년에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지주사로 출범시켰다. 사령탑에 오른 지 10년도 채 되지 않아 단일 기업을 하나의 그룹으로 키워낸 것이다.

그러나 '승승장구'를 이어온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성장세가 최근 들어 지속 꺾이고 있다는 점은 관심사다. 그룹 매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부진은 물론 이니스프리·에뛰드 등 주요 자회사들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에 그룹 몸집을 다시 키워나가는 것이 서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 현황을 살펴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0년 48위, 2021년 52위, 2022년 56위, 지난해 57위, 올해 59위 등으로 4년 새 11계단 낮아졌다.

외형 성장 '제동'···반등 돌파구는 '글로벌'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현재 서 회장의 완벽한 지배 하에 이뤄져 있다. 그룹 1대 주주는 47.14%라는 막대한 지분을 보유한 서 회장이며 장녀인 서민정 씨와 차녀 서호정 씨가 각각 2.66%, 2.47%를 가지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성환복지기금(2.59%)과 아모레퍼시픽공감재단(1.50%), 아모레퍼시픽재단(0.52%), 서경배과학재단(0.19%) 등이 보유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거느리고 있는 계열사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아모레퍼시픽의 계열사는 상장사 1개, 비상장사 13개 등 총 14개로 작년 동기보다 3개가 늘어났다. 미용기기의 유통·판매를 위해 설립한 자회사 '퍼시픽테크'와 저자극 스킨케어 브랜드 '코스알엑스'가 자회사로 편입됐기 때문이다.

다만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리는 대기업으로 성장시킨 서 회장에게는 최근 크나큰 숙제가 생겼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매출 부진으로 그룹의 외형 성장에도 제동이 걸렸다는 점이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816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8591억원)보다 2.3% 감소했으며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매출 역시 2조400억원에서 2조125억원으로 1.3% 줄었다.

아모레퍼시픽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니스프리·에뛰드 등 주요 계열사들의 올 상반기 실적도 하락 국면이다. 이니스프리는 올 상반기 매출 1190억원, 영업이익 33억원을 거둬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11.3%(1342억원), 32.7%(49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에뛰드의 매출은 560억원으로 2.6%(575억원) 줄어들었으며 영업이익은 18.9%(74억원) 감소한 60억원을 기록했다.

서 회장은 내수 시장보다 성공 기회가 많은 해외를 돌파구로 삼고 '글로벌 리밸런싱(재조정)'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서 회장은 미국, 일본, 영국, 인도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을 집중 육성하고 있고, 중국 시장의 질적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 현지 사업 구조 재편과 경쟁력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서 회장은 최근 서울 용산 소재 본사에서 창립 79주년 기념식을 열고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는 강한 브랜드 육성과 글로벌 리밸런싱을 통한 시장 확장, 변화하는 환경에 맞는 체질 개선과 업무 혁신 등으로 미래를 준비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서 회장은 "지난 몇 년간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비즈니스 체질을 개선하는 것에 집중한 결과 회사는 새로운 도약을 향한 중요한 변곡점을 지나는 중"이라며 "고객중심을 기본으로 목표를 위해 집중할 때 아모레퍼시픽과 구성원 역시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유력 후계자' 장녀, 길어진 휴직···승계구도 지각변동?



업계 안팎의 크나큰 관심거리 중 아모레퍼시픽그룹의 '3세 승계'도 빠질 수 없는 화두다. 서 회장은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의 차녀인 신윤경 씨와 결혼해 현재 두 딸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 과거 서 회장은 서 창업주로부터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과 사업을 나눠 받았음에도 형과 함께 '형제 경영'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매 경영도 쉽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서 회장의 부친인 서 창업주는 슬하에 2남 4녀를 뒀는데 이 가운데 두 아들은 1980년대부터 경영 참여를 시작했다. 당시 서 창업주는 태평양을 차남인 서 회장에게 맡겼고 금융과 건설, 금속 등 그 외 계열사는 장남인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에게 상속한 바 있다.

'후계 1순위'로 꼽혔던 서 회장의 장녀 서민정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AP(아모레퍼시픽)팀 담당이 경영 수업을 돌연 중단하며 승계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7월 개인 사유로 1년간의 의원 휴직계를 제출했던 서 담당은 최근 추가적인 휴직을 들어갔다.

차기 후계자로 거론되는 인물은 단연 차녀 서호정 씨다. 그간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았던 서 씨가 서 회장으로부터 적지 않은 아모레퍼시픽 지분을 증여받는 등 존재감을 점차 드러내고 있어서다.

세부적으로 보면 서 씨는 지난해 5월 서 회장으로부터 보통주 67만2000주, 종류주(전환우선주) 172만8000주 등을 받았다. 이 가운데 전환우선주는 오는 2029년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번 증여로 인해 서 씨의 지분율도 당초 0.16%에서 2.63%로 2.47%포인트(p) 상승했다. 2대 주주인 서 담당의 지분율(2.66%)과 비교해도 0.03%p 차이에 불과한 수준이다.

서 담당의 휴직에 따라 동생 서 씨의 경영 테스트가 임박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다만 1995년생인 서 씨는 현재까지 아모레퍼시픽그룹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서 담당의 휴직 사유는 개인적인 부분이라 확인할 수 없다"면서 "통상 자사 의원 휴직 기한은 1년이지만 특별한 사유가 인정될 경우 추가 휴직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경우, 별도 휴직으로 정해진 기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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