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2번 유찰됐지만 4024억에 재입찰 공고대금 납부 조건 대폭 완화...일시불→5년 분할업계선 흥행 전망 나뉘어...높은 공급가격 부담 vs 여의도 금싸라기 확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1-2 부지를 실수요자 대상 경쟁입찰 방식으로 공급한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해당 부지는 지난 2023년 10월, 오는 2월 두 차례 경쟁입찰에 나섰으나, 신청자가 없어 유찰된 바 있다.
이에 LH는 일시에 완납해야 하는 매입 대금 부담에 신청자가 없었던 것으로 보고 금번 입찰에는 5년 분할납부를 내세웠다. 1순위 매각 조건은 5년 유이자 분할납부(2년 거치기간 포함), 2순위는 5년 무이자 분할납부(거치기간 없음) 조건이다.
LH 측은 해당 부지가 도로 진입과 대중교통 이용성이 편리한 데다 대금 납부 조건도 대폭 완화했기 때문에 흥행을 기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망이 갈린다.
해당 부지가 금싸라기라 불리는 여의도에 있는 오피스 부지지만, 입지가 주요 오피스가 밀집된 중심부에서는 벗어나 있어 공실 우려가 있다는 게 첫 번째 우려다.
실제 오피스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상태다.
컬리어스코리아에 따르면 서울 주요 3대 권역의 A등급 오피스 기준 평균 공실률은 3·4분기 2.8%를 기록하고 있다. 전 분기 대비 0.4%P 증가한 수치다. 또 평균 공실률로는 전년 대비 2.1%P 늘어난 4.1%를 제시했다. 2024~2028년 평균으로는 4.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늘어난 공사비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자잿값이 최근 들어 상승률이 주춤하며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이미 한참 높은 상황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공사비원가관리센터 발표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2021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123% 폭증했다. 분할 납부한다고 해도 부지 대금만 4024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공사비까지 고려하면 금전적 부담이 크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다만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대출금리가 하향 조정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금융 비용 하락 기대감이 투자자들을 움직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또 서울시의 여의도 디지털금융 중심지 육성 계획, 대규모 재건축 등 계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여의도의 미래가치를 따져봤을 때 몇 남지 않은 금싸라기 땅을 잡으려는 투자자들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부동산 업계 한 전문가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의 기대감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여의도'의 가치를 생각하고 움직이는 투자자들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공사비와 세계적인 경제 침체 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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