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저축은행, 유가증권 보유액 '눈덩이'···규제 완화 연장에 투자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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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유가증권 보유액 '눈덩이'···규제 완화 연장에 투자 지속

등록 2026.01.08 14:11

수정 2026.01.08 14:20

이은서

  기자

한도 초과 투자, 금융당국 한시적 방침 영향가계대출 규제와 부실채권 정리 동시에 직면애큐온저축은행, 자기자본 대비 유가증권 2배 '최고'

일부 저축은행이 자기자본의 많게는 두 배에 달하는 유가증권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유가증권 투자 한도 완화 조치를 6개월 연장한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대출채권 정리와 가계대출 규제로 본업인 대출 영업이 위축된 상황이 맞물리면서 저축은행들의 유가증권 투자 확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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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산 규모 상위 10대 저축은행 가운데 자기자본 대비 유가증권 보유비율 100%가 넘는 곳은 3곳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애큐온저축은행은 유가증권 보유액이 자기자본의 두 배에 달해 조사 대상 중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자기자본은 5173억 원인 반면 유가증권은 9974억 원으로 집계됐다.

애큐온저축은행 관계자는 "안전자산 등 단기적 운용을 위해 국공채 등을 매입한 점도 유가증권 투자비중이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OK저축은행과 다올저축은행의 자기자본 대비 유가증권 보유비율도 각각 118.4%, 110.8%로 100%를 웃돌았다.

현행 상호저축은행법과 감독규정에 따라 저축은행의 유가증권 보유 한도는 자기자본의 100%로 제한돼 있다. 다만 PF 부실 대출채권을 펀드에 매각한 뒤 수익증권을 취득하면서 일부 저축은행은 불가피하게 법정 한도를 초과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5월 저축은행의 유가증권 투자 한도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발표하며 부동산 PF 부실 채권 정리 지원에 나섰다. 당초 지난해 말 종료될 예정이었던 완화 조치는 부동산 PF 사업장 재구조화 및 정리 작업이 지속 중인 점을 감안해 올해 6월 말까지 6개월 더 연장됐다.

게다가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본업인 대출 영업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저축은행들은 유가증권 투자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시행된 6·27 가계대출 규제에 따라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한도는 기존 연소득의 두 배에서 연소득 이내로 제한됐다.

실제 10대 저축은행의 지난해 9월 말 자기자본 대비 유가증권 보유비율 합산 수치는 76.8%로 전년 말 60.9% 대비 15.9%포인트 상승했다.

증가 폭이 가장 큰 곳 역시 애큐온저축은행으로 9개월 사이 155.4%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웰컴저축은행은 30.9%포인트 상승해 두 번째로 높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반면 SBI저축은행은 가계신용대출 중심의 영업 기조를 유지하면서 자기자본 대비 유가증권 보유비율이 39.9%로 12%포인트 하락했다.

저축은행업계는 유가증권 투자 한도 완화 조치가 연장되면서 본업인 대출 영업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유가증권 투자 확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부실 채권 정리 지원에 발맞춰 관련 채권 정리에 속도가 더욱 붙고, 고객 예금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 운용에도 적극 나서면서 유가증권 투자 비중은 당분간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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