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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경영난' 경남제약 유증 카드 꺼냈지만···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경영난' 경남제약 유증 카드 꺼냈지만···

등록 2024.10.18 13:56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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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청약률 77.59% 그쳐상반기 영업익 -10억원 적자 지속신사업 성과 없이 몸집 줄이기 나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비타민 '레모나' 등으로 잘 알려진 경남제약이 지속되는 경영난에 유상증자를 통한 반전을 노렸지만 시장 반응은 뜨뜻미지근하기만하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경남제약은 이날까지 유상증자에 따른 실권주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회사는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구주주(기존 주주) 대상으로 신주를 배정하는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유상증자로 모집하려던 총 주식 수는 3500만 주였으나, 청약률 77.59%에 그쳐 실권주 784만4956 주가 발생했다. 기존 주주가 유상증자에 큰 호응을 보내지 않은 셈이다. 이에 실권주 처리를 위해 일반공모 추가 청약자를 모집하게 됐다.

당초 경남제약은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 221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실제 발행 가액 규모는 194억원으로 축소됐다. 축소된 규모조차 소화하지 못하며 이번 유상증자는 사실상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이번 유증으로 확보한 자금은 시설자금에 대한 투자와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라면서 "만일 미달되는 청약분이 있다면 주관사인 SK증권과 아이엠증권이 잔액 인수하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경남제약은 계열사를 포함한 포괄 기준 3년 연속 적자(2021년 -34억원, 2022년 -78억원, 2023년 -222억원)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8월 나온 반기보고서(연결기준)에 따르면 상반기 매출은 304억원으로 전년동기(297억원) 대비 2.2%(6억원)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계속되는 영업손실에 회사는 지난 5월 감자(減資)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감자란 기업이 자본금의 일부를 소각하거나 줄여 주식 수를 감소시키는 것을 뜻하는데,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회사는 6월 액면가 500원의 보통주를 액면가 100원으로 감액해 자본금을 감소시켰다. 이번 유상증자는 감자에 따라 줄어든 자본금을 다시 채우기 위한 결정이다.

실제 감자 이후 거래가 재개된 지난 7월 29일 경남제약 주가는 장중 한때 25% 급락하며 요동쳤고, 9.89% 하락한 802원에 마감되며 당시 종가 기준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감자 이후 별도 기준 결손금은 317억원으로 자본잠식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도 힘들다.

식약처 징계와 피인수 등 악재도 이어졌다. 회사는 지난 7월 대전지방식약청에 '자하생력액'이라는 자양강장제에 대한 제조 업무 정지 45일 징계 처분을 받았다. 영업정지금액은 약 73억원으로, 정지 사유는 '약사법'과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을 위반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처분 당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경남제약의 영업정지에 따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휴마시스의 빌리언스(구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로 주인이 바뀌는 등 경영 주체도 부침을 겪었다. 휴마시스는 지난 6월 경남제약의 최대주주인 빌리언스의 주식 34.8%를 480억원에 매입하며 경영권을 인수했다. 문제는 빌리언스가 지난 2021년부터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이다. 빌리언스 소속 기업 집단 상장사는 총 7곳으로 이 중 6곳이 올 상반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모회사인 휴마시스 역시 지난해 5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65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인수 후에도 경남제약이 모기업에 자금지원을 받기는 힘든 상황이다.

경남제약이 경영난에 빠진 원인은 주력 품목인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경쟁자가 늘어난 탓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회사 주요 품목 실적을 살펴보면 비타민 '레모나산'이 9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억원 감소했다.

이어 자양강장제 '자하생력'이 전년동기 대비 1억원 감소한 34억원, 콜라겐 '결콜라겐'이 4억원 감소한 27억원, 인후염치료제 '미놀'이 1억원 감소한 10억원을 기록했다. 1억원 증가해 7억원을 기록한 무좀 치료제 피엠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주력 품목 매출이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국내 제약사는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전문의약품(ETC) 비중을 늘리는 추세지만, 지난해 경남제약 ETC 매출은 8억5000만원에 그치며 매출 비중도 1.24%에 머무르는 등 취약한 매출 구조가 지적받고 있다.

경남제약은 돌파구 모색을 위해 사업 다각화를 통한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엔터파트너즈를 인수한 후 같은 해 6월 엔터파트너즈를 통해 스튜디오더블랙 지분 100% 인수했으나,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사업영역을 한 보 더 넓히겠다던 포부가 무색하게도 올해 5월 인수 1년 만에 엔터파트너즈 매각을 결정했다.

지난 6월에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만든 디지털치료제, 전자약 개발 자회사 경남제약스퀘어를 흡수 합병했다. 경남제약은 합병 결정 이유로 경영효율성 제고와 비용 절감 및 사업경쟁력 강화를 들었는데, 합병 당시 경남제약스퀘어는 자본금이 전액 잠식된 상태였다. 결국 회사의 최근 행보는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경남제약 내부에서는 반복되는 회사 매각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 경남제약지회 관계자는 "20년 넘게 대주주가 7번 바뀌며 감자와 유상증자 등을 거쳐 되파는 방식으로 회사가 운영되니 자본 잠식과 부실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본사 대표이사와 면담한 결과 높은 위치에 있는 임직원은 대부분 퇴사해 휴마시스 측 인사로 교체된 상태로 알고 있고, 아산공장은 아직 조직도 변경은 없지만 회사 상황에 불안감을 느끼는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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