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환율, 더 떨어질까···SK하이닉스 달러 유입에 1400원대 안착 주목

금융 금융일반

환율, 더 떨어질까···SK하이닉스 달러 유입에 1400원대 안착 주목

등록 2026.07.12 12:01

신지훈

  기자

수출기업 네고 확대, 추가 하락 가능성외환시장 달러 공급 기대감 반영중동 리스크·글로벌 달러 강세가 변수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90원을 넘보고 있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인피니티서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90원을 넘보고 있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인피니티서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원·달러 환율이 한 달여 만에 1500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시장의 관심이 '1400원대 안착'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에 따른 대규모 달러 유입 기대가 환율 하락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수출기업들의 달러 매도 물량까지 늘어날 경우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달러 강세, 외국인 자금 흐름 등은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12일 서울 외환 시장에 따르면 지난 11일 원·달러 환율은 오전 6시 기준 1498.5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일 장중 1555.8원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일주일여 만에 57원 넘게 하락한 수준이다.

환율 하락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이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약 265억달러(약 40조원)를 조달했다. 시장에서는 이 자금 가운데 국내 투자에 필요한 물량이 순차적으로 원화로 환전될 경우 외환시장에 상당한 규모의 달러 공급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시장에서는 상장 이전부터 환율 하락 압력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이 향후 환전 과정에서 발생할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선물환 매도에 나섰고, 이를 헤지하기 위한 은행들의 현물 달러 매도가 환율 하락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대규모 달러 공급 기대는 다른 수출기업들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환율이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반도체와 조선, 중공업 기업들이 보유 달러를 미리 원화로 바꾸려는 매도(네고) 물량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외환시장에 추가적인 달러 공급 요인으로 작용해 환율 하락폭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최태원 SK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등 관계자들이 ADR 상장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출처=SK하이닉스 유튜브 캡처최태원 SK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등 관계자들이 ADR 상장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출처=SK하이닉스 유튜브 캡처

환율이 내려가자 개인과 기업들의 달러 투자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9일 기준 709억400만달러로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 7거래일 동안에만 약 58억6000만달러(약 8조8000억원)가 증가하며 6월 한 달 증가액의 세 배 가까운 규모를 나타냈다.

개인들은 1500원 아래 환율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했고, 기업들도 수입 결제와 해외 투자, 환위험 관리 차원에서 달러 보유를 늘린 영향이다. 다만 최근 환율 하락 전망이 확산되면서 일부 기업들은 달러를 매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주에도 SK하이닉스발 달러 공급 기대가 이어지며 환율 하락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실제 환전이 본격화되고 수출기업들의 네고 물량까지 늘어날 경우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으로 하루 10억달러 안팎의 신규 달러 유동성 공급이 예상된다며, 이는 수출기업들의 선제적인 달러 매도까지 유도할 수 있어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환율이 곧바로 1400원대에 안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SK하이닉스의 환전 물량이 수개월에 걸쳐 분산 집행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미국의 긴축 기조에 따른 달러 강세, 외국인의 국내 증시 투자 흐름 등이 여전히 환율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될 경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달러화가 다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하락 추세를 이어가더라도 변동성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달러 공급 효과와 수출기업 네고 물량이 하방 압력을 형성하는 반면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달러 강세가 상방 요인으로 맞서면서 1400원대 진입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