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분기 연속 적자 유력···"단기간 회복 어려워" 사업 체질 개선 사활올해 수소 사업 강화 움직임···"정부 정책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청정수소 발전 입찰과 함께 다시 속도···연초부터 신사업 고삐 바짝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에도 적자를 지속하며 4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롯데케미칼이 3분기 537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한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의 공격적인 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 과잉과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수요 부진이 겹쳐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구조적 공급 과잉이 단기간 내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이라 석유화학 사업 비중이 절대적으로 큰 롯데케미칼은 경쟁사 대비 타격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 롯데케미칼은 기초화학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중심의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투자 '속도 조절'에 들어갔던 수소 사업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1년 전 3분기 실적발표 당시 롯데케미칼은 "수소 사업 신규 수요는 대부분 청정 수소에서 나오는데 이 부분은 정부 정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 정책을 반영해 2030년까지 수소 사업 설비투자 누적 3조원, 매출 목표 3조원으로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목표를 조절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차질 없는 신사업 투자'를 강조한 이훈기 총괄대표 체제하에 2030년 수소 매출 목표는 4조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정부 정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롯데케미칼의 말처럼 올해 들어 국내 수소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려는 정부 차원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전세계 처음으로 실시되는 청정수소발전 입찰 시장이 출범하면서 궤도권에 들어서자 롯데케미칼도 속도를 맞춰가는 모습이다.
롯데케미칼은 연초 주총에서 '수소 및 수소화합물 등의 제조, 판매 및 관련 용역의 제공 등 부대사업'을 추가하는 내용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또 앞서 조직 개편을 거쳐 '수소에너지사업단'을 신설해 신사업 육성과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청정수소 발전 입찰시장에 참여하는 것은 염두에 뒀다는 얘기가 나왔다. 정부는 청정수소 발전 입찰시장은 '청정수소'만 허용하기로 하면서 청정수소 인증을 받은 사업자만이 청정수소 발전 입찰시장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달 7일부터 650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청정수소발전 물량에 대해 입찰자 등록을 개시했다. 11월 말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거쳐 12월 중 낙찰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SK, 한화, 두산 등 주요 대기업들이 이번 입찰에 대거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래 수소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롯데케미칼은 SK가스·에어리퀴드 코리아와 합작사 '롯데SK에너루트' 설립하고 수소산업을 본격화했다. 합작사를 통해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짓고 전국 거점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그 결과 올해 일반수소발전 입찰서 3개 사업을 낙찰받으며 순항하고 있다. 일반수소 발전은 청정수소 시장이 크기 전 과도기 단계의 시장으로, 롯데SK에너루트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 내에 각각 20㎿(메가와트)급 1기와 9㎿ 2기의 친환경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설치해 2026년부터 20년간 운영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오랫동안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에너지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데 한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최근에는 롯데SK에너루트가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297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총괄대표는 "롯데SK에너루트는 수소연료전지 발전, 수소충전소 사업 등 수소에너지사업 선점을 통하여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며, "롯데케미칼의 수소사업은 대규모 소비처, 대량 공급망, 친환경 기술 등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그린순환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초의 청정수소발전시장 경쟁입찰을 두고 수소를 신사업으로 낙점한 국내 대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며 "수소 연료의 지향점이 무탄소를 달성할 수 있는 청정수소라는 점에서 가장 먼저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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