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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한미사이언스, 밸류업 위해 '8000억' 투자···재원 출처는?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한미사이언스, 밸류업 위해 '8000억' 투자···재원 출처는?

등록 2024.11.07 11:06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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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배정 유증 가능성 거론···"경영권 분쟁 중엔 불법"형제, 상속세 재원 마련 시급···'오버행 리스크' 가능성

(왼쪽)임종윤 전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임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이 28일 오후 경기 화성시 수원과학대학교SINTEX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후 임시로 마련된 기자실을 찾아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왼쪽)임종윤 전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임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이 28일 오후 경기 화성시 수원과학대학교SINTEX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후 임시로 마련된 기자실을 찾아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오는 2028년까지 약 8000억원을 투자해 매출 2조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밸류업 및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한 가운데 투자금 출처에 이목이 쏠린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전날 공시를 통해 2028년 매출 2조3267억원, 영업이익률 13.75% 달성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투자 예산은 8150억원으로 책정했다. 회사는 기업 인수·합병(M&A) 5680억원, 연구·개발(R&D) 2000억원, 제조시설 420억원, IT 인프라 5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투자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올해 반기 기준 한미사이언스 현금성 자산은 24억원에 불과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미사이언스가 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문제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은 불법의 소지가 있고,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하면 고려아연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 외의 제3자에게 신주를 발행해 자본금을 늘리는 방식이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한 자금 조달 방식 중 하나로, 기존 주주들의 희석을 최소화할 수 있고 시장에서의 주가 변동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를 위해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주주들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사안으로 본다. 실제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한 경우 위법하다는 판례가 대부분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는 송영숙·임주현 모녀와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당초 형제 편에 섰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돌연 모녀와 손잡으며 대주주 연합을 구축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할 경우에도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 일반공모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뿐만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주식을 공개적으로 모집하는 방식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2조50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증을 기습 공시했는데, 업계에서는 이같은 결정이 불법성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봤다.

고려아연은 보통주 373만2650주를 주당 67만원에 발행할 계획이었다. 자사주 매입 이유로는 '주주가치 제고'를 내걸었지만 유증 발표 직후 주가가 하한가로 직행해 주식 가치를 떨어트렸다. 금융당국은 고려아연의 유증이 불공정거래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공시 이후 지속 하락 중이다. 이날 오전 10시 46분 기준 주가는 전일 대비 4.05% 빠진 3만7950억원을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미사이언스는 경영권 분쟁 중이기 때문에 투자재원 조달 방안으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일반공모를 하면 고려아연 사태처럼 소액주주에게 무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임종훈 대표가 14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미래 성장을 앞세워 자금 조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한미 일가의 3회차 상속세 납부 기일은 이달 15일이다. 임종훈 대표와 경영권 분쟁을 겪는 송영숙·임주현 모녀는 각각 400억원과 190억원을 내야 하지만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의 주식매매계약(SPA)으로 자금을 마련했다.

임 대표는 이미 과도한 채무 부담으로 인해 재원 마련이 불분명하다. 임 대표 및 직계가족 보유한 주식 대부분은 환매계약(에쿼티스퍼스트) 및 기존 주담대 계약 등 개인 대출 건으로 담보로 잡혀있다.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도 379억원 규모의 주담대 계약만기일이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형제측의 환매계약 및 대여금을 포함하면 각각 약 20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게다가 임 이사는 임주현 부회장 대여금 미상환으로 인해 주식 등 재산에 가압류도 걸려 있는 상황이다.

형제들이 상속세 재원과 대출 만기를 해결하지 못하면 담보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며 '오버행'이 발생할 수 있다. 오버행은 잠재적으로 대량 유통이 가능한 주식 물량을 뜻한다. 이는 주가 하락 요인이 될 수 있어 주주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한편,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오전 국내외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이같은 내용의 IR(기업설명회) 행사를 개최하고 오후에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8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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