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만료 은행장들, 각종 사건사고 연임 여부 갈릴 듯
금융권에서는 CEO 임기만료 한두달 전 승계 절차를 시작하던 예년과 달리 3개월 전인 지난 9월부터 작업에 착수한 만큼 다소 빠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CEO 선임절차를 마친 곳은 JB금융지주로 김기홍 현 회장의 연임을 결정지으며 승계절차를 일찌감치 끝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의 경우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이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장의 경우 올해 연말 임기가 종료된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지난 9월부터 연말 임기만료 자회사 CEO에 대한 선임 절차를 시작한 상태다. 신한금융지주는 5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빠른 9월 10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를 열었으며 KB·하나·우리·NH농협도 9월말부터 논의에 돌입했다.
JB금융은 지난 13일 오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만장일치로 김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JB금융 임추위는 이번 회장 후보 선정에 앞서 그룹 내부 임원과 외부 인사로 구성된 전체 후보군을 확정하고, 두 차례에 걸쳐 대상 후보군 압축 절차를 진행했다. 지난 10월 23일에는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으로 김기홍 현 회장과 내, 외부 후보자를 포함한 총 4인의 후보를 선정하고, 지난 13일 PT발표와 심층면접을 진행했다.
이사회는 PT발표와 심층면접, 후보자의 비전과 전략 등에 대한 검증을 진행한 결과 김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가장 적합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오는 2028년 3월까지 JB금융을 이끌게 됐다.
5대 은행장 선임 절차도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대체로 지난해와 비슷한 시기에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은행은 지난해 대비 1~2주 빠르게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인사를 빠르게 마무리 짓고 내년 1월부터 영업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면서 "책무구조도 도입과 더불어 자회사 CEO 선임 절차에 빠르게 착수한 만큼 결과가 예년 대비 빨리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곳은 우리은행이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경우 손태승 전 우리금융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건으로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연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조 행장이 용퇴 결정을 하지 않았다면 자연스럽게 은행장 후보군에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9월 말 자회사대표이사추천위원회(자추위)를 개최하면서 이르면 이달 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도입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 절차에 맞춰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단 내부적으로 후보군(롱리스트)의 경우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의 연임 여부도 이르면 11월 말, 늦어도 12월 초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중 연임 가능성이 높은 인물은 호실적을 달성한 신한은행의 정상혁 행장이다. 실제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조1028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내년 1월 2일 평직원 인사가 예정된 만큼 12월 초까지 행장 인선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열 하나은행장도 조직 안정화와 기업금융 성과를 인정받아 연임 가능성이 높다. 하나금융은 지난 9월 임추위 절차를 시작했으며 지난해의 경우 12월 중순 계열사 CEO 후보를 발표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3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홍콩 ELS 판매 잡음이 있었던 만큼 이번 인사에서 변화를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B금융은 이달 말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는 각 은행에서 인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사건사고가 있었던 만큼 발표 전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금융당국 권고로 선임 절차에 3개월 전부터 돌입하긴 했으나 이는 검증에 신중하라는 뜻인 만큼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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