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운용, 한화리츠 향후 운영계획 제시준공 전 자산 매입, 회사채·CB 발행 추진 유증 시기 최대한 미루고 주가 부양 힘쓴다
채온 한화자산운용 리츠투자본부장은 3일 서울 여의도 한국리츠협회에서 개최한 '한화리츠 운영 계획'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한화리츠는 국내 상장리츠 중 최대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지만 흥행을 거두지 못했다. 이달 말 유상증자로 발행된 신주 상장을 앞두고 투자자 다독이기에 나선 것이다.
작년 3월 코스피에 상장한 한화리츠는 한화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있다. 기초 자산은 서울 여의도 한화손해보험 사옥과 노원·평촌·중동·구리 한화생명 사옥이다. 최근 한화리츠는 한화생명으로부터 장교동 한화빌딩을 8080억원에 매입하기로 하고 자금 확보를 위한 유상증자를 지난 9월 진행했다. 신주 1억900만주를 발행해 약 4700억원을 조달하는 것이 골자였다. 역대 상장 리츠의 유상증자 가운데 최대 규모인데다 편입 예정 자산이 서울 중심 업무 지구(CBD) 내 프라임 오피스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유상증자로 발행될 신주가 기존 주식(7060만주) 대비 1.5배 수준인데다 다른 상장 리츠들도 자금 확보에 나서면서 우려가 나타났다. 결국 기존 주주에 이어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했지만 대량의 실권주가 발생했다. 결국 실권주 2157만5120주는 한국투자증권 등 인수단이 떠안았고, 유상증자 조달 자금은 3837억원에 그치게 됐다. 기존에 계획한 유상증자 금액 대비 부족한 자금은 400억원의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발행을 통해 조달했다.
일각에선 인수단이 실권주에 대해 의무보유 기간을 설정하지 않았기에 신주 상장 당일 물량을 출회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유상증자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29일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실권 물량의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에 대해서도 최대한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증권사들과 협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채 본부장은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장외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유상증자에 미참여한 주요 주주가 증권사와 장외매입 협의 중이기에 오버행 물량 이슈는 빠른 시일 내에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 주가 수준에 한화리츠가 계획하는 연간 배당금인 주당 270원을 지급하면 시가배당률이 7%를 상회하는 만큼 지속 보유하기에도 투자 매력이 있다는 게 한화자산운용의 설명이다. 이날 오후 1시 48분 기준 한화리츠는 3440원에 거래 중이다. 작년 4월 기록한 전고점인 5222원 대비 34.1% 하락한 가격이다. 채 본부장은 주가 하락 원인으로 ▲후퇴한 시장금리 인하 기대감 ▲상장리츠 시장 최대 규모 유상증자 ▲일부 투자자 유상증자 불참 3가지를 꼽았다.
한화리츠는 주가 견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재 글로벌 리츠 벤치마크인 'FTSE EPRA Nareit' 지수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지수에는 SK리츠 등 국내 5개 상장리츠가 편입돼 있다. 한화리츠는 이번 유상증자로 시가총액 기준 국내 상장리츠 중 5위에 올라섰다. 지수 편입 시 글로벌 패시브 자금 유입으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재무건전성 강화를 통해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A-로 개선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신용등급 개선 시보다 유리한 조건에서의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
향후 유상증자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대신 담보대출이나 유상증자 외에 회사채나 CB 등을 우선 추진할 예정이다. 다양한 자금조달 방식을 고려하고, 중형 오피스·데이터 센터와 같은 자산 편입도 검토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자금조달을 피하기 위해 준공 전 자산을 선매입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채 본부장은 "일단 자산을 확보한 후 준공식까지 유상증자 시기를 최대한 이연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좋은 자산을 선제적으로 편입하고, 대규모 조달은 미루면서 수익 증대를 극대화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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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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