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 덜어낸 SPC···경영 정상화 속도

허영인 회장 '주식 저가양도 의혹' 대법 무죄 확정

민주노총 탈퇴 종용 혐의도 무죄 시 글로벌 확장 탄력

SPC 파리바게뜨가 하와이에 새롭게 연 '비숍 스트리트점' 앞에 소비자가 줄 선 모습. 사진=SPC그룹

증여세 회피를 목적으로 계열사 주식을 저가에 매수하게 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으며 경영 정상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1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허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같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조상호 전 SPC그룹 총괄사장과 황재복 SPC 대표이사도 모두 무죄 판단을 받았다.

앞서 허 회장 등은 지난 2012년 12월 허 회장 일가의 증여세 부과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파리크라상과 샤니가 보유한 밀다원 주식을 직전 연도 평가액보다 현저히 낮게 SPC삼립에 양도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허 회장이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해 제도 시행 직전 주식을 저가에 팔게 했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SPC삼립이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밀다원을 인수해 파리크라상과 샤니에 각각 121억6000만원과 58억1000만원의 손실도 보게 했다고 판단했다. 밀다원은 밀가루 공급사로 허 회장 일가가 파리크라상 등 지분을 통해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회사다.

허 회장은 1·2심 재판부에서 모두 무죄 판단을 받은데 이어 대법원에서도 무죄를 확정받으며 관련 의혹을 털어내게 됐다.

허 회장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한 혐의로 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는데, 여기서도 무죄 판단을 받아낸다면 SPC의 경영 정상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SPC는 지난 1월 '변화와 혁신·현장중심·글로벌 강화'에 방점을 둔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외부 인사를 적극 영입하며 그룹 쇄신에 나서는 한편, 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SPC는 파리바게뜨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서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10월 해외 500호점을 돌파했고, 올해 10월 600번째 매장을 오픈하며 1년 새 매장 수 100개를 늘리는 성과를 냈다.

핵심 시장인 북미는 물론, 태국과 브루나이,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추가 진출 계약을 맺었다. 프랑스와 영국에 진출해 직영점만 운영해왔던 유럽 시장에서는 지난달 영국 첫 가맹점을 오픈하며 가맹 사업 확장 계획도 내놨다. 파리바게뜨는 2030년까지 영국에 100개 이상의 매장을 열고, 유럽 전역으로 가맹사업을 확대하겠단 방침이다.

SPC그룹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사업이 활성화된 영국은 파리바게뜨의 유럽 시장 확장을 위한 중요한 거점으로 이번 가맹 1호점을 시작으로 영국은 물론 유럽 전역에 프랜차이즈 사업을 적극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