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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불확실성 제거에도 高환율 제자리···'물가' 자극 시작됐다

금융 금융일반 환율 1400원 시대①

불확실성 제거에도 高환율 제자리···'물가' 자극 시작됐다

등록 2024.12.18 09:00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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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가결에도 원·달러 환율 1440원 목전까지고환율 지속 시 내년 초 물가상승률 상승 전망한은, 내일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발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탄핵안 가결로 1차적인 불확실성이 제거됐음에도 하락한 원화 가치는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원·달러 환율은 탄핵 이후에도 1430원대를 오르내리다가 1440원 목전인 1439.30원을 터치했다. 기대가 실망으로 변하면서 코스피는 계속 하락하는 등 시장이 회복이 더뎌지는 가운데, 고환율 장기화가 고물가까지 이어져 내수를 더 끌어내리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17일 오후 3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37.80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건래 종가(1435.0원)보다 2.0원 오른 1437.0원으로 출발했다.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모양새다.

문제는 고환율 장기화는 바로 물가를 부추겨 내수 침체 상황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하기 전 1410원대 환율 수준을 가리켜 "고환율이 지속되면 12월 이후부터 물가가 다시 반등할 것"이라며 "기저효과와 환율 상승 영향으로 물가상승률이 다시 2%에 근접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놨다.

계엄 이후 당시 상황보다 20원 이상 급등한 현재 원달러 환율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빠르게 물가 상승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3월 3%대를 기록하며 빠르게 올랐지만, 8월부터 한은의 목표치인 2%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9월부터 석 달 연속 1%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5%를 보이면서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안정됐던 물가가 다시 들썩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환율과 물가에 직접적 영향을 기름값은 이미 상승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한국석유공사가 집계한 17일 전국 주유소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653.02원으로 전일 대비 1.21원 올랐다. 지난 10월 1591.34원, 11월 1628.29원 대비 각각 61.68원(3.87%), 24.73원(2.32%)씩 오른 것이다.

반면 국제유가는 지난 10일 기준으로 17일까지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70달러, 북해산 브렌트유(Brent)는 73달러 선에서 오르내리는 중이다. 국제유가가 상승 기조가 없는 상황인데도, 결국 고환율이 국내 기름값만 강하게 자극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수입물가도 오름세가 차츰 뚜렷해진다. 수입물가는 내수 경기와 맞닿아 있고 2~3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돼 자칫 소비자물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한은이 지난 13일 발표한 '11월 수출입물가 및 무역지수'를 보면 국내 수입 물가는 고환율 영향으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원재료인 농림수산품은 전월 대비 0.2%, 중간재는 석탄 및 석유제품, 1차금속제품 등이 오르며 전월 대비 1.5%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전월 대비 1.2%, 1.5% 올랐다. 한은은 "국제유가 하락세에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입물가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등 일부 채널에서는 비상계엄령 선포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으로 수요가 끊임없이 발생되면서 생필품 중심으로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지난 4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육류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편의점 등 일부 채널에서는 비상계엄령 선포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으로 수요가 끊임없이 발생되면서 생필품 중심으로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지난 4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육류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시장 전문가들도 당분간 고환율이 유지되면서 내년 초 물가상승률이 오를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허준영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1.5% 물가상승률이 고환율 지속 효과로 내년 1~2월에 다소 오를 수 있다"며 "다만 물가상승률이 이미 많이 내려온 만큼 한국은행 기준치(2%)를 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은 정치적 상황이 경제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내일(18일) 2024년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 상황을 통해 향후 대응 계획도 발표할 계획이다.

이보다 앞서 한은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융‧경제 영향 평가' 보고서를 통해 "환율은 국회 탄핵안 가격 전후로 변동성이 확대됐고 글로벌 달러화 흐름 등에 영향을 받으며 움직이는 모습"이라며 "이번 사태의 경우 경기 여건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전 박근혜 탄핵 당시와 마찬가지로 주요 금융·경제정책을 여·야·정 협의하에 차질없이 진행해 경제시스템이 독립적, 정상적으로 작용한다는 신뢰를 줄 경우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향후 정치 상황 전개 과정에서 갈등 기간이 과거보다 길어질 경우에는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지 않도록 정부와 함께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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