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주주 권한 강화, 분기배당 등 안건에 포함"영풍·MBK 제안 '집행임원제' 적극 수용할 것"
23일 고려아연은 이날 임시이사회를 열고 다음달 23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안건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에선 소액주주 권한과 보호 장치를 강화하고 이사회의 독립성과 다양성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춰 검토가 이뤄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먼저 고려아연은 주식의 액면분할 방안을 안건에 포함시켰다. 1주당 가액을 5000원에서 500원으로 변경하고, 발행주식 총수를 2070만3283주에서 2억703만2830주로 늘리는 게 골자다. 회사 측은 영풍·MBK파트너스 연합도 최근 고려아연 주가와 거래량 부족 등 문제점을 지적하며 액면분할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해당 안건의 임시주총 통과엔 이견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고려아연은 경영진이 기자회견에서 약속했던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과 소수주주 보호 규정 신설, 분기 배당 도입 등도 추진한다. 이사회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이사 수 상한을 설정하는 방안과 주주 유미개발이 제안한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도 다룰 예정이다.
동시에 영풍·MBK 측이 제안한 집행임원제도 도입과 14명의 이사 선임 안건도 주총에 올린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집행임원제' 도입 방안에 대해 집행기능의 책임·전문성을 높이고, 이사회의 감독 기능 강화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만큼 그 의도와 상관없이 이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회사와 주주에게 도움이 된다면 어떠한 안건도 받아들이겠다는 취지에서다.
아울러 '이사 수 상한'은 이사회 운영의 안정성과 효율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방안이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가 권고하는 상장기업의 적정 이사 수와 ISS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이어 이사 수가 지나치게 적거나 많을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소하고자 이를 뼈대로 하는 정관변경 안건을 마련했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3명으로 구성됐는데, 적대적 M&A를 추진하는 영풍·MBK 측은 14명 이사를 추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다만 이들을 모두 선임하면 이사회 멤버가 총 27명으로 늘면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비대하고 비효율적인 이사회'가 구성될 수 있다. 때문에 이사 수를 최대 19명으로 하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현재 고려아연 정관에선 최소 3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내용만 명시하고 있을뿐, 인원수 상한 규정은 두지 않고 있다.
여기에 고려아연은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가 맡도록 해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 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언급한 모든 사안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전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외국인과 재무 전문가, 위기관리 전문가 등을 사외이사로 추가 선임하고 여성 사외이사도 추천하기로 했다.
다만 영풍 측이 집행임원제도 도입과 관련해 제안한 정관변경안에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정하기로 하는 내용이 이미 포함되어 있으므로, 그 제안이 주주총회에서 통과되면 별도의 정관 개정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대표이사 자문기구로 운영되던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상법상 이사회 산하 위원회인 'ESG위원회'로 승격하는 안도 추가했다. 회사의 지속가능경영 현황과 방향성, 장단기 계획 등을 평가·검토하고 중요한 정책사항을 대표이사에게 건의했던 위원회의 위상을 높임으로써 ESG 관련 역량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집중투표제' 도입도 추진한다. 이는 이사를 선임함에 있어서 주식 1주당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각 주주에게 부여하는 제도다. 2명 이상의 이사 선임을 목적으로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는 1주마다 선임예정 이사와 같은 수의 의결권을 갖는다. 고려아연 주주 유미개발은 지난 10일 고려아연에 대해 소액주주 보호와 권한 강화 차원에서 집중투표를 청구했다.
고려아연은 소수주주보호 규정 신설과 분기배당 도입 등 안건도 확정했다. 소수주주보호 규정은 경영진이 단독주주, 소수주주의 권한을 존중하도록 명시하고, 소수주주가 경영에 관한 중요사항에 대해 설명을 청구하면 관련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이밖에 현재 시행하는 중간배당에 더해 3월과 6월, 9월 말일을 기점으로 분기 배당을 할 수 있도록 '분기배당'을 새로 도입해 주주친화정책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회사와 주주에게 도움이 되는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지를 놓고 고려아연 이사회가 숙고를 거쳐 임시주총 안건을 확정했다"면서 "영풍·MBK도 임시주총을 계기로 함께 회사의 미래성장과 발전을 고민하는 파트너로서 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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