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구광모, 신년사 통해 '변화'와 '혁신' 주문 韓, 국내외 불확실성에 내년도 '2% 성장률' 위협 "생존 위해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주문
30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 총수와 경제단체장은 덕담과 함께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새해 인사를 공유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먼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전날 발표한 2025년 신년사에서 옛것을 뜯어고치고 새롭게 바꾼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혁고정신'을 들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촉구했다.
최태원 회장은 "각 기업이 과거의 성공에 머무르지 말고 과감한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을 위한 토대를 다져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어 "단순한 비용절감과 효율성 개선에서 나아가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장기 전략을 수립·실행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래 첨단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은 기업가정신을 되새겨 새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류 회장은 "기업가정신은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기업인과 국민이 발휘해 온 덕목"이라며 "다시 한 번 기업인과 국민이 각자의 분야에서 도전과 혁신의 정신을 재점화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매년 12월 중순께 신년사를 공유하는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도전'과 '변화'를 키워드로 내년 조직을 재정비할 것임을 예고했다.
구광모 회장은 "LG의 창업정신에는 도전과 변화의 DNA가 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미래 소비자에게 꼭 필요하고,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철학을 내비쳤다.
특히 구 회장은 "차별화된 가치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으며 익숙한 방식을 벗어나야 하는 어려움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뒤따를 수 있다"면서도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전에 없던 가치를 만든 순간이 지금의 LG가 되었듯 혁신의 기반 위에 LG 없이는 상상할 수 없는 미래를 세우자"고 격려하기도 했다.
이처럼 재계가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아서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골드만삭스 등 해외 기관이 제시한 우리나라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1.8~2.0% 수준인데, 여기엔 탄핵 정국이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 변수가 반영되지 않아 실제로는 그보다 낮을 것이란 인식이 짙다.
일각에선 기획재정부가 곧 발표할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도 비슷한 전망치가 담길 것으로 점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주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하방 리스크로 인해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잠재성장률(2.0%)을 소폭 밑돌 수 있다"고 언급했다.
산업별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업종이 인공지능(AI) 트렌드를 타고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겠지만, 배터리·석유화학·건설 등은 공급과잉과 수주감소 등 여파에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고착화된 저성장 기조와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사업에 접근해야 한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이와 관련 최태원 회장은 "많은 국내외 연구기관은 최근의 대내외 변수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사회 갈등과 저출산·고령화 우려 속 AI발 산업 패러다임 전환과 글로벌 통상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잠깐의 머뭇거림조차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저성장의 뉴노멀화라는 경고등이 켜진 지금, 과거의 성장공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면서 "각 기업은 성장의 씨앗이 메마르지 않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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