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과제 추진되며 기대 모았으나정권 좌초로 부진···향후 전망 불투명전문보험사 제도 참여사도 단 1곳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펫보험 스타트업 파우치보험준비법인은 보험업 예비인가 추진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권 탄핵으로 부처 담당자들이 교체돼 인수인계, 정책 재검토 등으로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준비법인은 소액단기전문회사 자격요건 달성에 힘쓰고 있다. 올 상반기를 목표로 한 예비인가 신청 준비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우치보험준비법인 관계자는 "계획했던 예정보다 예비인가 청원이 늦어지고 있지만 상반기 안에는 신청을 마칠 것"이라며 "현재 막바지에 도달한 상황이고, 정권 이슈에 관계없이 예정대로 추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당초 펫보험 활성화는 윤석열 정부의 동물 복지 관련 국정과제중 하나였다. 금융위는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 보험연구원, 보험개발원, 손해보험협회, 수의사협회, 반려동물경제인협회, 한국소비자연맹, 신용정보원 등과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 2022년부터 관련 논의를 지속해 왔다. 하지만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에 따른 집무정지되면서 관련 정책에도 동력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내 펫보험시장은 미래 성장성은 높게 보지만 '시장 한계성'은 꾸준히 지적 받아왔다. 반려동물 개체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수명이 짧은데다, 진료비 같은 보장을 두고 보험사와 반려인 인식 차도 적지 않다. 실제 보험연구원이 집계한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펫보험 보유계약건수는 13만3,000건, 원수보험료는 328억원으로 꾸준한 상승 추세를 보였음에도 가입률은 약 1.7%에 불과했다. 이는 스웨덴(40.0%), 영국(25.0%), 미국(2.5%)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특히 개·고양이를 제외한 특수 반려동물에 대한 보장 공백과 국내 반려동물 고령화 추세에 맞지 않는 제한적인 보험 가입 연령, 표준진료수가 부재로 인한 진료비 편차 등으로 인해 시장 경쟁력이 낮아 가입자 확보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단기전문회사의 참여율이 부진한 점도 펫보험 활성화 난관으로 지목된다. 소액단기전문회사는 일반적인 보험 상품보다 단순한 위험 보장과 짧은 보험기간,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액 보험료 등을 특징으로 하는 미니보험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한다. 금융위는 제도 시행을 통해 300억원까지 필요했던 보험사 자본 요건을 소액단기전문회사에 한해 20억원으로 대폭 낮췄다.
보험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춰 새로운 사업자의 유입이 늘어날 경우 업권 경쟁력이 강화하는 한편 고객의 보험 상품 선택권도 늘어난다는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실제 펫보험 시장은 원수보험료 기준 상위 보험사가 대부분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기대와 달리 제도 시행 3년이 지났음에도 소액단기보험사 신청은 저조하다. 지난해 파우치보험준비법인을 비롯해 핏펫, 스몰티켓 등 다수 펫테크 스타트업 기업들이 펫보험 소액단기전문회사 신청 의사를 밝혔지만 현재까지 예비인가를 받은 펫보험 회사는 마이브라운 한곳에 불과하다. 마이브라운은 오는 3월 내에 소액단기전문회사 허가요건인 자본금 출자, 인력 채용 및 물적설비 구축 등을 이행한 후 금융위원회에 본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본요건이 이전보다 줄기는 했지만 시스템 구축이나 인건비, 임대료 등 추가 비용도 감안해야 한다"며 "보험업 진출 이후에도 자본력을 갖춘 대형 손보사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부담 등도 소액단기보험전문회사 신청이 요원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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