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픽은 삼성전자, 외국인 픽은 SK하이닉스AI에 따른 우호적인 반도체 전망 때문으로 풀이다만 실적 차이에 따라 수익률은 엇갈릴 전망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4일까지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1위 종목은 삼성전자로 1367만3797주, 7117억원어치 사들인 반면 SK하이닉스를 1조5718억원어치 내던졌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투자자는 SK하이닉스를 857만2718주, 1조776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전자는 1조307억원어치 팔았다.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반도체 종목을 대거 사들인 것은 올해 AI 열풍으로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존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iM증권은 "트럼프 2.0 시대에는 AI 맨해튼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 이는 AI를 통한 국가 안보 강화뿐만 아니라 중국 등 경쟁국을 압도할 수 있는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려는 의지가 담겨져 있다"며 "특히 AI 투자가 인프라 단계에서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 단계로 전환되면서 시장규모를 더욱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DS투자증권은 올해 하반기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집행이 본격화되면서 AI 서버 출하량이 전반기 대비 7%,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다만 AI 반도체 핵심인 HBM 경쟁력 차이로 양 사 간 실적이 대조되면서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익률도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HBM은 여러 D램을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개선한 칩으로 대량 정보를 처리하는 생성형 AI 기술에 꼭 필요한 부품이다.
HBM 경쟁력에서 승기를 가진 건 SK하이닉스다. 엔비디아 밸류체인으로 포함되는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을 가장 많이 공급하는 기업으로 4세대 HBM3을 사실상 독점 계약하고, 현재 HBM3E(5세대 HBM)를 공급 중이며, 지난 9월 HBM3E 12단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HBM이 반드시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점유율은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는 아직도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품질 검증)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으로 엔비디아 밸류체인에 속하지 못했다. 대만 업체 TSMC가 엔비디아에 AI 칩셋을 독점적으로 생산하면서 파운드리에서도 우위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 같은 경쟁력 차이는 실적과 주가에도 반영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8조82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 분기 대비 15% 늘어나며 분기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고,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뛰어넘었다.
성적 기대감에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올 들어 29% 오르며 20만원을 돌파한 반면 삼성전자는 0.5%(수정) 소폭 올랐다. 여전히 5만3000원 선에서 머물러 있다.
증권가 평가도 엇갈린다. 이달 나온 34개 리포트 중 SK하이닉스 눈높이를 상향 조정한 곳은 13곳이다. 이달에만 두 차례 목표가를 상향 조정한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단기 실적 둔화는 불가피하지만 HBM이 전체 디램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48%까지 상승하며 실적 하락분을 상승할 전망"이라며 "올해 HBM관련 매출은 약 29조5000억원 추정, 미국의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로 인해 빅테크 업체들의 생산설비와 HBM 수요가 상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목표가를 주가순자산비율(PBR) 상단인 2배를 적용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를 보는 증권가들의 시선은 차갑다. 1월24일까지 나온 32개 리포트 중 10개가 하향 조정, 나머지는 기존가를 유지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주력 캐시 카우인 낸드의 경우 경쟁사들의 감산 징후가 포착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향 HBM3E 공급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V자 반등은 힘들 전망"이라며 "2025년 PBR은 0.9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은 있지만 체질 개선이 확인될 때까지 박스권 주가 흐름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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