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290만대의 차이가 난 국가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북미에서 171만대를 내보낼 때 토요타는 272만대를 팔았다. 기본적으로 북미 판매 차이가 101만대에 달한다. 그리고 또 한 곳은 중국이다. 토요타그룹이 중국에서 177만대를 판매할 때 현대차그룹은 23만대에 그쳐 무려 154만대 차이를 나타냈다. 쉽게 보면 토요타와 현대차의 격차는 미국과 중국 판매의 결과일 뿐 이외 지역은 대등하다는 뜻이다. 게다가 유럽은 토요타가 25만대 앞선 144만대를 팔았지만 격차는 해마다 줄어드는 중이다.
그런데 토요타의 중국 판매는 해마다 감소한다. 2022년 187만대에서 2023년 180만대, 그리고 지난해 또한 예외 없이 내리막을 걸었다. 중국 BEV의 급부상 영향을 토요타도 피해갈 수 없는 탓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해는 폭스바겐처럼 회복 불가능한 하락세를 맞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래서 토요타가 주목하는 곳은 중국의 대체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다. 하지만 일찌감치 현대차그룹은 인도 내 생산 능력을 확대하며 몸집을 키우는 중이다. 토요타의 전략은 중국 내 하락 기간을 최대한 지연시키되 인도의 빠른 확장을 도모하는 것이지만 현대차그룹은 한발 앞서 인도 전략을 빠르게 실행 중이다. 오히려 '다시 중국'을 기대하며 1조원 넘는 과감한 투자를 단행해 반등을 기대한다.
이 말은 향후 글로벌 자동차 순위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현대차그룹의 전략은 올해 북미 공장 확대로 생산 및 판매 능력을 강화해 토요타와 차이를 줄이되 중국에서 반등에 성공하는 일이다. 동시에 인도에서 토요타와 격차를 크게 벌리면 글로벌 판매 순위는 뒤집어질 수 있다. 물론 1~2년 사이에 달라지기는 어렵지만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세계 1위 자동차기업이 한국에서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두 그룹의 시선이 모아진 것은 중국 견제다. 빠르게 진행되는 중국 기업의 해외 확장을 견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일치한다. 미국 내에선 치열한 경쟁을 펼치되 이외 동남아 및 남미 등에선 BEV 기반의 연합 전선 구축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리고 BEV 부문에선 현대차가 토요타를 제치고 주도권을 가져가려 한다. 이때 토요타는 현대차의 중국 내 반등에 도움을 주려는 모습이 엿보인다. 일종의 협력 메시지를 보내는 형국이다. 글로벌 판매 순위는 말 그대로 숫자일 뿐 중장기 미래전략 차원으로 접근하면 토요타와 현대차를 뛰어넘는 거대 중국 기업의 출현은 시간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때 현대차는 토요타의 행보를 빠르게 따라갔다. 그러나 지금은 토요타를 넘보는 수준에 도달했고 그 사이 자동차 부문에서 중국은 새롭게 부상했다. 오히려 토요타가 현대차의 저력을 인정하며 유화적 제스처를 취한다. 그만큼 한국차가 글로벌 시장의 핵심 지위에 올랐다는 얘기다. 그리고 이제는 패스트 팔로워에서 벗어나 퍼스트 무버로 달라졌음을 주목할 따름이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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