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롯데케미칼, '대산·여수 NCC' 정리하고 '고부가 스페셜티'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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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대산·여수 NCC' 정리하고 '고부가 스페셜티' 집중

등록 2025.12.28 09:45

차재서

  기자

사진=롯데케미칼 제공사진=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이 석유화학 산업 구조전환 국면에서 NCC(나프타분해설비) 통합 재편과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범용 석유화학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포석이다.

28일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공급 과잉 장기화와 NCC 구조개편 정책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충남 대산, 전남 여수를 중심으로 NCC 설비 통합·감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11월 대산공장과 HD현대케미칼을 합병하는 내용의 사업재편안을 제출했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제출 기한보다 한 달 빠른 조치로 '업계 1호'이자 모범사례로 평가받았다.

재편안에는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을 물적분할해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고 중복 설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산업부에서 사업재편 심의 중이며 내년 1월 중에는 승인 여부가 확정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여수산단과 관련해서도 한화솔루션, DL케미칼, 여천NCC와 중복 설비를 통합·조정하는 재편안을 추가 제출했다. 롯데케미칼은 범용사업 축소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국내 최대 370만톤 규모의 NCC 감축 목표에 기여하고 채권단 실사에도 성실히 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롯데케미칼은 고부가, 친환경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남 율촌에 '롯데엔지니어링플라스틱' 공장을 설립하고 10월부터 일부라인의 상업생산을 개시했다. 내년 하반기 준공되는 연간 총 50만톤 규모 국내 최대 단일 컴파운드 생산공장으로 모빌리티, IT 등 주요 핵심 산업에 맞춤형 고기능성 소재를 공급한다. 향후 기술력 기반의 고부가 슈퍼 엔지니어링플라스틱(Super EP) 제품군까지 생산할 수 있도록 사전에 설비를 확충하고 있다.

전지소재 사업은 자회사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하이엔드 동박, 차세대 배터리 소재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배터리, ESS, AI, 반도체 산업에 핵심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국내 유일 회로박 생산기지를 통해 AI용 고부가 회로박 공급을 늘려 글로벌 시장의 수요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상황이다.

울산에서는 합작사 '롯데SK에너루트'를 통해 6월부터 20MW 규모 첫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발전원으로서 20년간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내년까지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4기를 순차적으로 운영해 누적 80MW 규모의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도 '롯데에어리퀴드 에너하이'를 통해 국내 최대규모인 450bar 고압 수소출하센터를 준공하고 11월부터 상업 가동에 들어갔다.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일조하고 있다. 일본 도쿠야마 기업과 합작 운영 중인 글로벌 1위 반도체 현상액(TMAH) 제조사 '한덕화학'의 생산설비 확대를 추진 중이다. 경기도 평택 9800평 규모 신규 부지에 현상액 생산시설을 추가 구축하고 있으며 내년말 가동에 돌입한다. TMAH는 반도체·디스플레이에 미세 회로 패턴을 현상(Develop)하는 공정의 핵심소재다.

롯데케미칼은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데도 신경을 쏟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외 사업장과 자산 전반을 면밀히 검토해 상시적으로 비효율 사업을 정리하고 미래 성장성 높은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미국 LCLA와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LCI) 지분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했고,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 회사 LUSR를 청산한 게 대표적이다. 비핵심 사업인 파키스탄 PTA 자회사 LCPL, 대구 수처리 분리막 사업, 일본 화학기업 레조낙(Resonac) 지분도 처분했다. 이를 통해 1조7000억원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정부의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 정책 기조에 발맞춰 신속한 사업재편 이행에 책임있는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사업 구조 혁신을 통해 수익성 제고와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혁신 활동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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