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베링거인겔하임 펩타이드 제형 계약 "장기 지속 플랫폼 자신감"···연구 개발 경쟁 '점화'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약물전달 기술 전문기업 지투지바이오는 베링거인겔하임과 장기 지속형 주사 치료제(주사형 펩타이드 제형) 개발을 위한 제형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베링거인겔하임은 펩타이드 약물과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지투지바이오는 '이노램프' 약물 전달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펩타이드의 장기 지속형 주사 제형을 개발한다.
계약 내용은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지만, 일각에서는 베링거인겔하임이 앞서 인벤티지랩과 맺은 계약과 매우 유사하다는 평이 나온다.
앞서 인벤티지랩은 지난해 9월 베링거인겔하임과 펩타이드 신약에 대한 장기 지속형 주사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발표된 바에 따르면 인벤티지랩은 'IVL-드러그플루이딕(DrugFluidic)'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베링거인겔하임의 신약 후보물질 기반 장기지속형 주사제 후보제형을 개발하고, 비임상시험용 시료의 공급을 담당하게 된다.
향후 베링거인겔하임의 내부평가 절차를 거쳐 임상개발에 대한 공동 대응, 임상용 샘플 제조 및 상업화를 위한 글로벌 공급계약의 형태로 양사간 공동개발이 진행될 계획이다. 또 제품이 발매된 이후에는 글로벌 시장 공급 확대를 위한 제조 플랫폼의 기술이전도 별도의 계약을 통해 진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지투지바이오와 인벤티지랩이 베링거와 맺은 계약 관련 발표 내용을 종합해 보면, 두 회사 모두 베링거인겔하임의 '펩타이드 약물'과 관련해 '장기 지속형 주사제 제형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한 셈이다.
시장도 반응했다. 지투지바이오의 계약 소식이 전해진 지난 7일 인벤티지랩 주가는 장중 크게 출렁이며 전일 대비 5.51% 하락했다. 베링거와의 계약 체결 소식이 인벤티지랩에 '악재'로 받아들여진 셈이다.
일반적으로 제형 변경과 관련해 베링거인겔하임과 같은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는 단 하나의 플랫폼을 도입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도 있다. 연구개발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인벤티지랩이나 지투지바이오 중 더 우수하고 빠르게 성과를 내는 쪽과 베링거가 최종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다만 두 회사 모두 베링거인겔하임과 개발 계약을 맺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특정 회사를 향한 시장의 우려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 아직은 어느 쪽이 최종 성과를 낼지 불투명한 상황이라서다.
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지투지바이오와 인벤티지랩) 두 개발 모두 지속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이 '양다리를 걸친' 현 상황에 대해 인벤티지랩과 지투지바이오는 특별히 덧붙일 말이 없다는 반응이다. 다만 두 회사는 타사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꺼리면서도 자사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투지바이오 관계자는 '이대로 연구개발이 진행되면 나중에 결국 한 회사 기술만 택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나중에 그렇게 될 것"이라고 긍정하며 "베링거 측 의도는 잘 모르겠지만, 베링거인겔하임은 자사가 갖고 있는 펩타이드 신약 후보물질과 관련해 약효 지속에 대한 개발 니즈가 굉장히 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투지바이오는 설립 당시부터 공정 개발에 더해 대량 생산에 대한 강점을 갖고 있다"면서 "(상장을 시도하는 입장에서) 이번 계약을 통해 한국거래소 측에도 제3자로부터의 기술적 신뢰도 향상이라는 점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거라 보고 있다"고 했다.
인벤티지랩 관계자는 "지투지바이오 측 계약과 별도로 인벤티지랩의 개발은 지속된다"면서 "인벤티지랩의 플랫폼은 고품질의 고분자 마이크로스피어를 활용해 장기지속형 주사제형을 구현하는 기술로, 약물(API)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장기지속 효과를 달성할 수 있는 제형화 플랫폼이다. 인벤티지랩은 펩타이드 약물을 적용한 인의약품 및 동물의약품 파이프라인에 대한 다수의 선행 연구개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인벤티지랩과 베링거인겔하임 간 공동개발의 최종 결과와 검증용 시료 전달은 올해 상반기 내 완료될 예정으로, 후속 계약 여부는 하반기 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장민환 iM증권 연구원은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에서 국내 바이오텍은 제형 관련 플랫폼 기술 경쟁력으로 주목을 받는다"면서 "인벤티지랩은 파트너사가 원하는 PK 프로파일(1~3개월 추정)의 확보 시 본격적인 계약 논의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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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bottle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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