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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김동선의 한화세미텍, 한미반도체에 반격 시작···'TC본더 경쟁' 가열

산업 전기·전자

김동선의 한화세미텍, 한미반도체에 반격 시작···'TC본더 경쟁' 가열

등록 2025.02.10 15:30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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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 바꾸고, 한화家 3남 김동선 합류 "종합 반도체 제조 솔루션 기업 도약"한미반도체와 '특허 분쟁' 향방에 촉각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한화가(家) 3남' 김동선 부사장을 앞세운 한화세미텍(옛 한화정밀기계)이 반도체 장비 선두 주자로 올라서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재확인했다. 한미반도체가 HBM(고대역폭메모리)용 'TC(열압착)본더' 시장 1위 수성에 신경을 쏟는 가운데 한화세미텍이 전열을 가다듬으면서 양사의 공방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10일 한화정밀기계는 '한화세미텍'으로 사명을 바꿔 새 출발한다고 밝혔다. '세미텍'은 반도체와 기술의 합성어인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종합 반도체 제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담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화세미텍은 약 40년간 ▲표면실장기술(SMT) 장비 ▲반도체 후공정 장비 ▲공작기계 등 영역에서 입지를 다진 기업이다. 지난해 반도체 전공정 사업을 인수하며 '반도체 제조 솔루션'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고, HBM 제조에 쓰이는 TC 본더와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로 통하는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화세미텍은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의 합류로 전환점을 맞았다. 한화비전, 한화로보틱스 등에서 신사업 발굴에 주력한 김 부사장이 미래비전총괄을 맡아보면서 HBM TC본더 등 최첨단 장비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보수를 받지 않겠다는 김 부사장은 신기술 투자에 비용을 아끼지 않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끊임없는 R&D 투자를 통해 이뤄낸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 제조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재계에선 한화그룹이 반도체 장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고 전방위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너일가가 전면에 나선 것 자체가 승부수를 띄웠다는 방증이란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작년 10월 한화세미텍 판교 R&D 캠퍼스를 김승연 그룹 회장도 HBM용 TC본더를 직접 점검하며 각별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실제 한화세미텍은 HBM 공급 밸류체인에 합류하고자 TC 본더 개발에 신경을 쏟았으며, SK하이닉스로의 공급이 가시화하는 등 성과를 눈앞에 둔 것으로 감지된다. 퀄 테스트(품질 검증)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조만간 20대 안팎 규모의 납품 계약을 체결할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온다.

한화세미텍과 SK하이닉스의 거래는 시장의 흐름을 뒤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진 한미반도체가 HBM용 TC본더를 독점하다시피 했는데, 새로운 기업의 가세로 양강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점쳐진다.

덧붙여 한화세미콘과 한미반도체가 TC본더 특허를 놓고 분쟁 중이라는 것도 이번 움직임에 관심을 더하는 대목이다.

한미반도체는 작년 12월 한화세미텍이 자신들의 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만들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세부적으로 2017년 자신들이 개발한 2개 모듈, 4개 본딩 헤드 방식이 한화세미텍 장비에 동일하게 적용됐고 구조와 외관 등 설계가 유사하다고 이들은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화세미텍은 사실무근이라며 강경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무엇보다 거론된 모델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국내외 전시회에 출품하지 않았고, 홈페이지에 공개한 적도 없었다는 입장인 만큼 이 부분을 짚고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선 이 회사는 로펌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대리인을 선임하는 한편, 법원에 답변서를 제출하는 등 소송 준비에 착수했다.

앞서 한화세미텍 측은 "한미반도체의 특허침해 소장 내용엔 일방적인 주장만 담겼고, 그에 대한 반박과 강력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법원 절차를 통해 명백하게 확인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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