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들 '쪼개기 상장' 비판, 주총 전 반대 집회 열듯'초다수결의제' 무효소송도···창업주 김정근 연임 불확실기관투자자·주식대량보유자 사전 협의 포착 의혹도
소액 주주연대는 조만간 경영진 연임을 막기 위한 법적 소송 절차에 돌입하는 한편, 이르면 이달 중 상장 철회를 요구하는 규탄대회도 열 방침이다.
18일 오스코텍 주주연대 운영자 A씨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오스코텍 정기 주총 일정이 3월27일 정도로 예상되고 있는데, 그 전에 상장 철회를 반대하는 집회를 한두 차례 더 열 예정이다. 빠르면 이달 중 개최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정관 변경을 위해 '초다수결의제' 무효 소송도 조만간 진행할 예정이다. 김정근 대표의 연임을 반대하기 위해 무조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노스코는 유한양행의 국산 첫 글로벌 항암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원개발사다. 회사는 기술특례로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주주들은 상장 결정 과정이 불투명한데다, 쪼개기 상장으로 주주가치가 하락했다며 모회사인 오스코텍 창업주 김정근 대표에 책임을 묻고 있다.
실제 제노스코가 상장예심 청구서를 제출하기 전날인 오스코텍의 주가는 3만9600원이었으나, 상장심사 신청 후 급락해 그해 12월 2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현재 오스코텍은 렉라자 기술이전으로 발생한 판매 로열티(수수료) 40%를 제노스코와 절반씩 나눠 받고 있다. 제노스코가 상장하면 로열티 가치가 반토막날 수 있다는 게 주주들의 주장이다.
이에 주주들은 중복상장 저지 및 김정근 대표 퇴진 요구를 위한 규탄대회를 작년 12월과 지난달 두 차례나 진행했고, 최근에는 주가하락에 책임을 지라며 양사 대표들을 상대로 각각 10억원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주주연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초다수결의제' 폐지를 위한 법적 소송에도 돌입할 예정이다.
초다수결의제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일반적인 과반수 찬성이 아닌, 특정한 비율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도록 정한 제도를 의미한다. 소수의견을 보호하고, 적대적 M&A를 방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소수 주주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비판이 일기도 한다.
오스코텍은 ▲이사 중 동시에 2명 이상을 해임하는 경우 ▲주주제안권으로 인해 해임 또는 선임하는 경우 ▲적대적 기업인수·합병으로 인해 새로 추가되는 이사의 선임 및 기존 이사의 해임하는 경우 ▲초다수결의제 의결사항 관련 정관 조항의 변경을 결의하는 경우 발행주식 총수의 5분의 4 이상(80%) 찬성해야 관련 안건을 가결할 수 있다고 정관에 명시했다.
소액 주주연대는 오는 3월 만료되는 김정근 대표의 사내이사 임기 연임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통해 확보한 지분은 14%에 불과해 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앞서 주주연대는 법무법인을 통해 ▲정관 변경의 건 ▲사내이사 선임의 건 ▲비상근감사 선임의 건 ▲제노스코 합병추진결의의 건 등의 주주제안을 사측에 전달한 바 있다.
A씨는 "오스코텍은 발행주식의 80% 이상이 찬성해야 관련 안건을 가결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높다. 결과는 예측할 수 없지만 무효 소송을 통해 김 대표의 연임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김 대표 지분은 소액 주주보다 낮은 12%대다. 만약 주주연대가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김 대표의 경영권이 흔들리게 된다.
이에 종목토론방에서는 사측이 기관투자자 및 주식 대량 보유자들과 접촉해 의결권을 확보하려고 한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회사가 주총을 앞두고 기관투자자 등을 만나 의결권 행사 방향을 설명하고 위임을 요청하는 것 자체는 합법이지만, 공시 전 주요 경영 정보를 알리고 의결권을 위임받거나 특정 주주와만 사전 협의해 불공정하게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불법이 될 수 있다.
특히, 경영권 분쟁이 있는 상황에서 소수주주를 배제한 채 특정 세력과만 사전 협의해 의결권을 행사하면 위법성이 커질 수 있다.
한 주주는 "아직 주총 소집결의 공시가 올라오지도 않았는데, 사측이 기관투자자와 주식 대량 보유자들에게 사전 접촉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 이는 엄연한 불법"이라고 질타했다.
한편으로는 오스코텍과 제노스코가 같은 전략과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상장을 해야 하는 당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한다. 양사 모두 렉라자 수익으로 매출을 내고 있고, 다음 타자인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치료제 '세비도플레닙' 개발도 공동으로 진행했다.
그럼에도 회사는 "독자적 R&D 역량으로 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며 IPO를 지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하고 있다.
양사는 전날 "독자적인 R&D 플랙픔을 기반으로 차세대 글로벌 신약개발에 도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사에 따르면, 오스코텍은 '배수성주기'(ploidy cycle) 억제를 통한 내성 차단 항암제 발굴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고형암 타깃 파이프라인 '덴피본티닙'은 임상 1a상 투약과 추적관찰을 마치고, 올해 상반기 임상시험 결과보고서(CSR)를 수령할 예정이다.
아델과 공동개발중인 항체기반 치매 치료제인 'ADEL-Y01'은 미국에서 글로벌 임상 1상시험을 진행하고 있고, 카나프테라퓨틱스로부터 기술도입한 EP2/4 이중저해제 항암제 'OCT-598'은 올해 상반기 내 임상시험에 진입할 예정이다.
제노스코는 자체 플랙폼 'GENO-K', 'GENO-D' 등을 통해 카이네이즈 억제제, 분자 접착 분해제(MGD) 등을 발굴하고 있다.
제노스코 측은 "오스코텍은 공동연구과제의 임상시험 진행을 통해 대규모 기술이전을 목표로 하는 혁신신약 개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반면, 제노스코는 자체 플랫폼 기반의 신약 후보물질 발굴 및 최적화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철저한 검증을 거친 후속 파이프라인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높은 기술평가 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며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를 통한 연구 핵심 인력 유지와 신속한 개발이 필수적"이라며 "IPO로 조달될 자금은 추가적인 독자 파이프라인 개발에 집중 투자해 R&D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제노스코는 지난해 4월 두 군데의 평가기관으로부터 기술성 평가 AA·AA 등급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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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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