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노바메이트' 식약처 허가 신청출시까지 2년 이상 소요될 수도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는 전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세노바메이트'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앞서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1월 SK바이오팜과 세노바메이트 라이선스 인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외 30개국 공급을 위한 완제의약품(DP) 생산 기술을 이전 받았다. 이를 통해 동아에스티는 동-서남 아시아,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 튀르키예,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에 세노바메이트의 품목허가를 진행하는 한편, 판매 및 완제의약품 생산도 담당할 방침이다.
뇌전증은 뇌신경세포가 과도하게 흥분되거나 억제되면 신체의 일부나 전체가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고 경련성 발작을 보이거나 의식을 잃게 되는 질환이다. 뇌전증 환자의 약 30%가 기존 약물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뇌에 흥분성 신호를 전달하는 나트륨 채널을 차단해 신경세포의 흥분성 및 억제성 신호의 균형을 정상화한다. 기존 치료제 대비 강력한 발작 억제 효과와 낮은 부작용으로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에게도 높은 치료 효과를 보여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성장 중이다.
다국가 임상으로 진행한 Pivotal(품목허가를 위한 임상) 임상 결과를 보면, 세노바메이트를 투여받은 환자들은 발작 빈도 감소율 55%, 완전발작소실율 28%를 보이며 유의미한 효과를 입증했다.
이에 세노바메이트는 글로벌 학계에서도 '게임 체인저'와 '브레이크스루'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19년 11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아 '엑스코프리'라는 제품명으로 판매 중이다. 2020년 5월부터 처방을 시작해 현재까지 총 누적 처방 환자 수는 14만명을 넘어섰고, 지난해 미국에서만 4387억원의 매출을 내 전년 대비 62% 성장했다.
하지만 국내 도입이 늦어지며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은 떨어지고 있다. 국내 뇌전증 환자는 약 36만명으로 추정된다. 매년 10만명당 20~7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며, 특히 소아기(0~9세)와 노년기(60세 이상)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아에스티는 뇌전증 환자에게 세노바메이트를 조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국내 품목허가를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신속한 허가 및 급여 등재를 위해 보건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2026년엔 세노바메이트의 급여 등재도 완료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허가 신청 후 실제 출시까지 약 2년 이상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식약처가 올해 신약 허가 수수료를 50배 인상하며 신약 품목허가 및 심사 절차를 개편하고 심사 기간을 대폭 단축했지만, 급여 협상이 지연될 경우 출시가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 세노바메이트 한 알의 가격은 약 5만 원, 프랑스에서는 약 3500원 수준이다. 한국은 프랑스보다 낮은 가격이 책정될 가능성이 높은데, 지나치게 낮은 약가가 책정될 경우 제약사의 수익성이 낮아져 출시가 지연될 위험이 있다.
이로 인해 환자들은 고가의 비급여 약가로 경제적 부담을 지거나 치료제 접근성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세노바메이트의 허가는 단순한 신약 도입이 아닌, 뇌전증 환자의 치료 환경 개선과 신약 개발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빠른 허가 및 출시, 현실적인 약가 책정을 통해 환자들이 조속히 혁신적인 치료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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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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