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리브리반트' 최종 데이터 내달 공개 표준치료법 등극 기대감···'제2렉라자' 발표도 앞둬'리보세라닙' FDA 허가 여부 촉각, '케이캡'도 美 진출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은 단일품목 기준 연매출 1조원 이상을 내는 제품을 말한다. 그간 글로벌 대형 제약사의 영역으로 여겨져 왔지만,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인플릭시맙)가 지난해 연매출 1조2000억원을 달성하며 국내 첫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등극했다.
이는 LG화학의 항생제 팩티브가 2003년 미국 FDA로부터 첫 허가를 받아 글로벌 진출에 나선지 22년 만의 쾌거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논평을 통해 "한국 제약바이오산업 역사에서 매우 뜻깊은 이정표"라고 평가하며 "동시에 산업 전반에 큰 자신감을 갖게 하는 도약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램시마에 이어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반열에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국산 신약으로는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레이저티닙)가 있다. 렉라자는 지난해 9월 존슨앤드존슨(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전 얀센)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병용요법으로 FDA 허가를 받은 국산 첫 FDA 항암 신약이다.
J&J는 내달 26일~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럽폐암학회 학술대회(ELCC 2025)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글로벌 임상(마리포사·MARIPOSA) 3상의 전체생존기간(OS) 연구 결과를 최초 공개할 계획이다.
이번 OS 데이터 결과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폐암 표준치료법이 되는데 중대한 역할을 한다. OS는 환자가 치료 시작부터 더 오래 살 수 있는 능력에 치료가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기대 수명 연장은 치료의 영향을 나타내는 가장 의미 있는 지표다.
J&J는 지난달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기존 표준 폐암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오시머티닙) 단독요법 대비 최소 1년 더 생존을 유지할 수 있을 거란 탑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J&J는 OS에서 경쟁 약물보다 우위에 있다는 결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았다.
타그리소 단독요법은 허가 임상인 플라우라(FLAURA) 연구에서 38.6개월이라는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을 확인하며 표준 치료제로 등극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mOS는 이보다 1년 이상 연장된 49개월 이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렉라자+리브리반트 요법이 표준 치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J&J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연 매출이 최소 50억 달러(약 7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요법은 지난해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 받은데 이어, 최근 일본 후생노동성의 승인도 받으며 글로벌 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유한양행이 '제2렉라자'로 개발 중인 알레르기 치료제 후보 물질 'YH35324'의 임상 1b상 결과도 곧 공개된다.
회사는 내달 2일 미국 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AAAAI)에서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앞서 진행한 임상 1a상에선 아토피 증상이 있는 경증 알레르기 질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을 확인한 바 있다.
'YH35324'는 지난 2020년 7월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기술 도입한 항 면역글로블린 E(Anti-IgE) 계열의 Fc 융합단백질 치료제다. 현재 연매출 5조원을 내고 있는 노바티스의 '졸레어'(성분명 오말리주맙)를 경쟁약물로 두고 있다.
회사가 AAAAI에서 발표할 논문 초록을 통해 최초 공개된 임상 1b상 결과에 따르면, YH35324를 투여한 환자의 증상 개선 효과는 졸레어 투여군 대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 기술수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LB는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병용 요법으로 FDA 허가를 앞두고 있다. 허가 여부는 내달 20일(미 동부시간 기준) 전 결정될 전망이다.
HLB의 리보세라닙은 지난해 최종 허가 단계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러-우 전쟁 여파로 환자 임상 사이트 실사(BIMO Inspection)를 진행하지 못한 점, 병용약물인 캄렐리주맙의 CMC(생산공정 및 품질관리)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HLB는 서류를 보완해 지난해 9월 FDA에 재심사를 신청했다. 항서제약도 CMC 현장실사 후 제기됐던 지적받은 3가지 사안에 대해 보완을 완료하고 지난달 말 추가 서류 제출을 완료했다. 해당 요법이 이번에 FDA의 승인을 받는다면, 리보세라닙은 미국 진출에 성공한 두 번째 국산 항암제가 된다.
특히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은 아직 신약 승인이 나지 않았음에도 유럽종양학회(ESMO)의 간세포암 치료 가이드라인에 '1차 치료제'로 등재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최근 미중갈등이 고조되고 있고, 리보세라닙이 중국 제약사와 병용으로 임상을 진행한 만큼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켑'도 미국 진출을 꾀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미국의 위식도역류성질환 시장 규모는 약 3조3000억원으로 글로벌 시장 중에서 가장 크다. 이에 케이캡이 미국에 출시될 경우, 5년 내 연간 6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이 발생할 거라는 예측도 나온다.
케이캡은 지난 2018년 30호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은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항궤양제다. 현재 미국 파트너사 세벨라파마슈티컬스의 자회사인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즈를 통해 비미란성식도염과 미란성식도염 적응증 임상3상을 완료한 상태다.
이 중 비미란성 임상 결과는 오는 5월 미국소화기학회(DDW)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이며, 임상 결과에 따라 유럽 판권계약과 FDA 품목허가 신청 여부도 결정될 전망이다.
'블록버스터 항암제'를 노리는 기업들은 오는 4월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 참가해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 발표를 진행한다.
AACR은 세계 3대 암학회 중 하나로, 올해는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개최된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차세대 이중저해 표적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인 '네수파립'에 대한 비임상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할 예정이다.
네수파립은 파프(PARP)와 탄키라제(Tankyrase)를 동시에 저해하는 이중 기전 약물이다. 1세대 파프(PARP) 저해제 투약 후 내성 문제 등으로 치료가 어려웠던 암 적응증에서의 효과를 확인해 기존 합성치사 항암제의 치료 영역을 크게 확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 2023년과 지난해 AACR 연례 회의에서 네수파립의 우수한 성과를 공개한데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발표하고 있다. 이를 통해 회사는 암 연구개발력을 글로벌 학계에 증명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차현주 온코닉테라퓨틱스 상무는 "이전 AACR을 통해 발표했던 네수파립의 비임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임상 단계에 진입한 상태"라며 "이번 결과에 기반해서 네수파립의 임상 적응증을 확대하며 차세대 이중 저해 표적항암제로써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차세대 항암제 'AST-203'의 비임상 연구결구를 발표한다. AST-203은 Trop2 단백질을 표적하는 압타머-약물 접합체(ApDC) 기반 항암제다. 회사는 자체 기술을 활용해 부작용 등 기존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의 한계를 보완해나가고 있다.
이번 학회에서는 AST-203의 높은 표적 선택성, 종양 투과성, 세포사멸기전 및 안전성 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췌장암 동물모델에서의 항종양 효과도 포스터 발표한다.
신라젠은 표적항암제 'BAL0891'의 연구결과 3건을 포스터 발표한다.
BAL0891은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사 베이진으로부터 테빔브라(티슬렐리주맙)를 제공받아 병용 임상을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는 이번 발표를 통해 BAL0891와 면역관문억제제 병용 치료에서 강력한 항암 효과를 낼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 및 임상 적용 범위 확대 가능성을 확인한 단서를 제공할 방침이다.
보로노이는 4세대 EGFR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VRN11'의 임상 시험 초기 데이터를 공개한다.
현재 'VRN11'은 한국과 대만에서 임상 1a 용량증량 시험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임상을 보다 속도감 있게 진행하기 위해 2차례에 걸쳐 임상 프로토콜을 변경했다. 임상1상 규모는 50면에서 103명으로 확대했고, 용량 증량 비율과 목표도 늘렸다.
앞서 보로노이는 지난해 VRN11(VRN110755)의 미국 임상1상을 자진 취하한바 있다. FDA가 권고한 용량으로 진행할 경우 전체 임상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회사측은 "한국과 대만에서 최적 용량 확인 후 미국 임상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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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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